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하느님과 사탄

monastery 2025. 5. 27. 01:10

 

하느님과 사탄

 

하루는 청년 그리스도인이 성당 안에 들어와서 두 개의 초를 사서 하나는 예수님의 성상 앞에 켜고 또 하나는 밖으로 가지고 나가려 하였다. 성당 관리인은 그가 하는 행동이 궁금해서 왜 초 하나는  켜지 않고 가지고 나가느냐고 물어보았다. 

 

청년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 초는 내가 모시는 또 한 분의 주인인 사탄에게 드리는 겁니다. 누가 낙원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내가 지옥에 가게 되면 사탄에게 잘 보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우리는 청년의 이 태도를 주저 없이 비판할 것입니다. 하지만 혹시 우리도 이와 같이 살고 있지는 않는지요? 한 손에는 주님께 초를 켜고 또 한 손으로는 사탄에게 초를 바치지는 않는지요? 한 발로는 하느님의 길을, 다른 발로는 사탄의 길을, 마음의 반은 주님께, 나머지는 세상에, 한쪽 눈은 하늘을, 나머지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 않는지요?

 

왜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것은 우리가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주님의 말씀을 망각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