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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의 첫사랑은 그리스도여야 합니다

monastery 2025. 11. 15. 01:10

 

우리 마음의 첫사랑은 그리스도여야 합니다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바울로 사도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내는 첫째 편지를 다음과 같은 말로 끝맺습니다. “누구든지 주님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마라나 타!(주여, 어서 오소서)” (고린토 전 16,22)

 

이 충격적인 말을 통해서 사도 바울로는 가장 큰 죄가 무엇이고, 그것을 저지르는 사람은 누구든지 파문을 당하며 그리스도의 교회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우리에게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마태오 22,37-3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이 계명을 지키지 않는 것은 가장 큰 죄입니다. 그리스도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어째서 가장 큰 죄가 될까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에서 입니다.

 

첫째, 그리스도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영혼이 매우 병들어 있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감사해하고 그 사람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의사가 우리의 병을 치료해 주었다면 우리는 그 의사에게 평생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가질 것입니다. 그럴진대, 지극히 높은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신 그리스도를 우리가 사랑하지 않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일까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그저 말로만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희생하심으로써 사랑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사랑은 ‘붉은색’입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사랑입니다.

 

둘째, 그리스도는 누구보다 더, 가장 존경받고 사랑받아야 하실 분이기에, 우리가 그리스도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큰 죄가 됩니다. 누군가 한 손에는 빛나는 진짜 다이아몬드를, 다른 손에는 반짝이는 가짜 구슬을 우리에게 보여줬을 때, 우리가 가짜 구슬을 고르고 진짜 다이아몬드를 무시한다면 과연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깨달을 수 있을까요? 그리스도는 다이아몬드이십니다. 그분은 아주 귀하고 값진 진주이시며,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다 팔아서라도 얻어야 할 가치를 지니십니다(마태오 13,45-46 참조). 세상에 있는 다른 사랑들은 반짝이는 구슬과 같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찾아도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보다 더 완전한 분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찾아도 그리스도보다 더 좋은 분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완전하고, 가장 지혜롭고, 가장 거룩하고, 가장 좋은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 마음의 첫사랑은 그리스도가 되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요즘 시대에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 되었습니다. 가치 없고 세속적이며 값싸고 거짓된 사랑들이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어리석게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심장은 다른 존재를 위해 뛰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심장 박동은 그리스도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첫사랑, 즉 우리 마음의 첫사랑은 바로 그리스도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