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코 2,5)

monastery 2026. 4. 30. 17:10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코 2,5)

 

아토스 성산의 니코디모스 성인은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회개에 필요한 핵심은 생활을 바꾸기로 결심하는 데 있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만두긴 해야겠는데...', 혹은 '죄를 지을 생각은 없었는데...' 하는 식으로 망설여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이제는 그만두겠다.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겠다'라고 굳건히 결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처럼 결심을 굳게 하고 회개하려 할 때, 우리의 적인 악마는 다가와 생각을 흔들어 놓고 결심을 무용지물로 만들려 합니다. 악마는 우리에게 어둡고 고독하며 절망적인 생각을 불어넣습니다.

 

"그렇게 많은 잘못을 저질러 놓고 네가 어떻게 구원을 받는단 말이냐? 너에게 구원이란 없다." 악마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이 유혹에 넘어간 많은 이들은 결국 절망에 빠져 "노력해 봐야 소용없어. 나는 구원받기 틀렸어"라며 탄식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이 점을 주시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회개하라"는 메마르고 감정 없는 명령만 내리신 것이 아닙니다. 주님 친히 우리의 조력자가 되시어 우리가 회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주님은 스스로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시어 상처 입은 이의 아픔을 씻어주시고, "그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루가 10,34) 싸매어 주셨습니다. 또한 길 잃은 양을 찾아 벼랑 끝까지 달려가는 선한 목자가 되시어 우리를 안전한 울타리 안에 두려 하십니다. 나아가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시려고"(요한 3,16) 십자가 위에서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당신의 피로써 회개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가 들은 "회개하라"는 말씀은 은이나 금 같은 없어질 물건으로 값을 치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흠도 티도 없는 어린양의 피, 곧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로 얻어진 것입니다.(1베드로 1,18-19) 그렇기에 이 말씀에는 인간을 변화시키고 구원하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회개하라"는 말씀은 우리 존재를 근본부터 새롭게 바꾸고 싶은 강렬한 갈망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의 영적 세계를 온전히 변모시키고 싶게 만듭니다. 주님은 단 한 번의 회개로 끝낼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회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처음의 짧은 결심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매일 회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매일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일을 크고 작게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회개가 없다면 우리는 진정한 영적 변모를 경험할 수 없습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 다 함께 매일 회개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읍시다. 우리 모두는 회개가 필요한 행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고, 바로 그 행동들이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사순절 기간에 "회개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세상의 죄악을 멀리합시다. 고해성사를 통해 깨끗한 행실과 마음을 다짐함으로써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는 은혜를 입읍시다. 그리하여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병석에서 벌떡 일어난 중풍 병자처럼 우리도 세상의 죄악을 떨치고 힘차게 일어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