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stery 2026. 5. 31. 01:10

 

새로운 아담

 

부활은 우리를 시간 너머의 세계로 인도한다. 인간은 한때 시간과 죽음에 예속되어 있었으나, 참하느님이자 참인간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결국 그 둘을 모두 이기셨다. 주님은 승리하셨으며, 그분을 믿는 모든 이도 그분을 통하여 승리한다. 인간은 생명이신 하느님 안에서 참된 양식을 발견했고, 그분을 모든 존재를 채워 주는 생명의 근원으로 고백했다.

 

인간은 죽음을 가져오는 열매를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보다 자기만족을 위한 인간적 본성을 택했다. 이때부터 인간은 죽음이 지배하는 시간 속으로 떨어져 부패의 순환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을 통하여 죽음에 종지부를 찍으시고, 죽음을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변화시키셨다.

 

부활절은 새로운 시기를 열며, 여러 축일을 결정하는 교회력의 기준이 된다.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은 모든 피조물에 생기를 불어넣어 신화(神化)하고, 본성적으로 하느님의 삼위일체 생명 안에 통합시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서의 말씀대로 그 속에서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요한 7, 37-38)

 

오리게니스(Origen)는 “각 사람 안에는 살아 있는 샘물이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베푸시는 무한한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그분을 불신함으로써 그 샘물은 말라 버렸다”라고 말했다.

이 물을 깨끗하게 하고 막힘없이 흐르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영적인 눈을 떠서 영적 실체를 깨달아야 한다. 또한 욕망과 걱정을 다스리고, 육신에 속한 돌 같은 마음을 연민과 사랑의 마음으로 변화시키는 회개와 자제, 그리고 조화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만이 유일한 척도이자 규범이어야 하며, 모든 이의 가슴을 활짝 열게 하는 유일한 햇볕이어야 한다.

 

박해자들에 의해 경기장의 맹수들에게 던져지기 직전, 안티오키아의 성 이그나티오스(AD 117)는 형제들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나의 세속적 욕망은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물질을 향한 욕심의 불꽃은 내 마음속에서 더 이상 타오르지 않습니다. 내 안에는 살아 있는 샘물이 있어, 나에게 ‘아버지께 오라’고 속삭입니다.”

 

신자들이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분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가야 하며, 그분과 함께 골고타로 올라가 부활을 경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불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 인간은 불에 달구어져 붉게 변하는 철과 같다. 하느님의 손길로 부드러워져 마침내 온전히 변화되어야 한다.

 

미셸 퀘노, 『부활과 이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