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성 사바스 고트인 순교자

성 사바스 고트인 순교자(4월 18일)
우상숭배를 강요하다
성인은 4세기 중엽에 고티아(Gothia, 흑해 연안의 크리미아 반도에 있는 한 지역)에 살았다.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성인은 온화하고 평화로우며 겸손한 성품이었으나 우상숭배의 관습에 대해서는 조금도 타협하지 않았다. 370년경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자 고트인 지도자들은 동족 중에서 그리스도인인 사람들에게 박해를 피하기 위해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를 먹으라고 타일렀다. 그리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박해자들에게 복종하는 척 할 필요가 있다고 가르쳤다. 이 말을 들은 성인은 큰 소리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우상에게 제물로 바쳐진 고기를 먹는다면 그 순간부터 그는 그리스도인인 아니다.’ 그러자 성인은 그 즉시 마을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두려움이 없는 신앙으로
372년 부활절이 지난 며칠 뒤, 이교도 무리들이 성인의 거처에 쳐들어왔다. 그들은 옷을 입을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성인을 붙잡아 밖으로 끌어내서는 가시덤불이 잔뜩 있는 곳으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회초리와 나무 등으로 마구 때렸다. 그러나 성인은 그들의 그런 야만적인 폭력 앞에 굴하지 않았고, 그다음 날에는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몸으로 그들 앞에 나타날 수 있었다. 이교도들은 다시 전차(戰車) 바퀴를 하나 가져와 성인의 어깨에 지우더니 성인의 두 손을 그것에 붙들어 맸다. 그리고 성인의 두 발은 또 다른 바퀴에 매달았다. 성인은 이런 상태로 한 밤중까지 온갖 빈정거림과 학대를 당하였다. 나중에 성인을 지키는 사람들이 잠든 사이 한 여인이 성인을 풀어주었지만 성인은 조금도 두려움 없이 그곳을 떠나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순교로서 구원을 이루다
이튿날 아침 박해자들은 성인을 다시 집 대들보에 붙들어 맸다. 그리고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를 가지고 와 먹도록 강요하였다. 그러나 성인이 이를 거부하자 창을 들어서 성인의 옆구리를 찔렀다. 하지만 성인은 놀랍게도 소리 하나 지르지 않았고 실제로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다. 그러면서 성인은 ‘그것은 마치 양털 다발을 던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박해자들의 우두머리는 즉시 성인을 죽이도록 명령하였다. 강으로 끌려가는 도중 성인은 끊임없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강가에 이른 박해자들은 성인의 목에 긴 나무를 매달아 강에 던지고는 그 한쪽에 기대어 있음으로써 성인의 몸이 물 위로 떠오르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하여 성인은 겨우 서른여덟 살의 나이에 구원의 상징인 나무(십자가)와 물(세례)에 의해 순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