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사람의 능력은 무한한가?

monastery 2026. 7. 7. 01:05

 

사람의 능력은 무한한가?

 

교부들께서는 한결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제일 먼저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 자신에게 의지해서는 안됩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영적 투쟁은 특히나 치열하고 어렵습니다. 인간의 유약한 능력만으로 이 싸움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너무나 많습니다. 만약 자신의 능력만을 의지한다면, 우리는 곧 땅에 쓰러지고 말 것이며 투쟁을 계속할 의욕마저 잃게 될 것입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에게 참된 승리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순간부터,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심각한 내적 갈등과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적으로 더 나아갈 수 없습니다. 만약 사람이 자신은 모든 것을 알며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그 어떤 지도도 필요하지 않다고 믿는다면, 어떻게 타인의 충고와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자기만족'이라는 단단한 장벽 때문에, 우리 마음속으로 희망의 빛이 투과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다음과 같이 탄식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혜 있는 자로 자처하는 자들아! 유식한 자로 자처하는 자들아! 아, 너희가 비참하게 되리라.”(이사야 5,21)
사도 바울로께서도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잘난 체하지 마십시오”(로마서 12,16)라고 경고하셨으며, 예수님께서도 “하늘의 나라는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는 나타내 보이시고,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감춰져 있습니다”(마태오 11,25 참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를 속박하는 자아 중심적 삶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완고한 과신으로부터 스스로를 비워내야 합니다. 흔히 이러한 자만이 우리 내면에 너무나 깊이 뿌리 박혀 있어서,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그것은 이기주의이며, 자아 중심주의이자, 자기애(自己愛)입니다. 우리가 겪는 모든 고난과 부자유의 고통, 실망, 그리고 영혼과 육신의 아픔은 바로 이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됩니다.

자신을 가만히 되돌아봅시다. 안락함과 즐거움만을 좇으려는 욕망이 우리를 어떻게 속박하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우리의 자유는 자기 자신에 대한 애착으로 인해 묶여 있으며, 우리는 포로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표류하고 있습니다. 순간순간 자신의 편견에 의해 끌려다니다가, 작은 난관이라도 마주치면 불쾌감과 조급함, 혹은 분노에 불을 지릅니다.

양심을 깊이 들여다보면 누구나 이와 같은 광경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를 조금만 배척해도 심한 불쾌감을 느낍니다. 이처럼 우리는 감정의 속박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주님은 곧 성령입니다. 주님의 성령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고린토 후서 3,17)

선(善)의 샘물이신 하느님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따지며 자아의 둘레를 맴도는 삶에서 과연 어떤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주님께서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마태오 19,19) 하셨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온 맘 다해 사랑하라고 명령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어떻습니까? 그와는 반대로 언제나 자기 자신의 안녕과 안위만을 채우는 데 마음을 빼앗겨 있지 않습니까?

우리 자신에게서는 그 어떤 선하고 좋은 결과도 스스로 나올 수 없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만일 우리 마음속에 우연히라도 이기적이지 않은 순수한 생각이 솟아오른다면, 그것은 나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선의 샘물'에서 퍼 올려 우리에게 거저 주신 것입니다. 그것은 생명을 주시는 분의 거룩한 선물입니다. 마찬가지로, 선한 생각을 마음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삶 속에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힘 또한 우리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성삼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주신 은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