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판델레이몬 대순교자 (축일 7월 27일)
의사가 되고픈 소년
대순교자이며 자선 치료자인 성인은 4세기 무렵 소아시아의 니코미디아란 곳에서 살았습니다. 그 시절 로마제국의 황제는 막시미아노스(284-305)였고, 성인의 아버지는 이름난 이교도 에브스토르기오스였습니다. 한편 성인의 어머니 에브불리는 아버지와는 달리 그리스도인이었으며, 당신의 아들 또한 그리스도를 알며 성장하길 바랐으나 안타깝게도 일찍 안식하고 말았습니다. 성인은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어릴적 이름은 판톨레온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사랑했고, 커서는 의사가 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인의 아버지는 아들을 유명한 의사 에브프로시노스에게 보내어 의술을 배우도록 했습니다. 성인은 매우 열심히 의술을 공부하여 다른 모든 학생들보다 더 뛰어나게 되었고, 이같은 소식이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가 성인은 마침내 황제의 궁에서 일하는 의사가 되었습니다.
에르몰라오스 사제
당시 니코미디아에는 에르몰라오스라는 사제가 있었습니다. 사제는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는 황제의 손길을 피해 도시 바깥의 한 작은 집에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성찬 예배와 여러 성사들을 집전했고, 그리스도인들을 가르쳤습니다. 사제는 판톨레온 청년을 만나 대화하며 그리스도께서 베푸시는 영원한 생명과 모든 병을 고치신 그분의 능력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판톨레온은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들었던 성서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하며, 사제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앞을 보지 못하는 한 친척의 눈을 뜨게 함으로써 이교도인 아버지의 마음을 되돌려 그리스도인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성인은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는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참된 하느님을 증거하심
하지만 그 도시의 다른 의사들은 성인을 시샘하여, 성인이 제국의 신들을 부정한다고 고발하였습니다. 황제 앞에 끌려나온 성인은 누가 참된 하느님인지를 알아보자고 제안하며, 한 중풍병자를 데려오도록 했습니다. 이교의 사제들이 먼저 기도했으나 환자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뒤이어 성인께서 그 불쌍한 환자를 위해 주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걸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황제는 마음이 완고해져서 도리어 성인을 고문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304년 7월 17일 성인을 사형에 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