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stery 2022. 11. 24. 01:10

 

 

성화됨

다니엘 나창규 대신부


오순절이라는 큰 축일을 통해 하느님 성령께서는 우리 모두가 성화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십니다.

이 ‘성화’란 의미는 하느님과 더욱 같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하느님과 똑같아질 수는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항상 또한 영원히 사람으로서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베드로께서는 사람이 성화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가지신 하느님의 능력으로 우리에게 경건한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베드로 후 1,3) 또한 창세기의 기록은 천지 창조 때에 사람은 하느님의 모습을 닮아 창조되었다고 전합니다.(창세기 1,26 참조)

 

사람의 본성은 이와 같이 하느님의 역사하심과 은총으로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이었으나 인간들이 죄를 짓고 타락함에 따라 하느님을 닮은 모습이 파괴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으로 태어나심으로써, 사람들은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하느님 모습을 닮은 새로운 사람으로 영원히 성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을 닮아가는 ‘성화됨’은 ‘쇠칼과 불’의 비유로 설명될 수가 있습니다. 쇠로 만든 칼을 불 속에 넣으면 칼은 뜨거워지면서 붉은 불길이 쇠칼 속으로 깊이 스며들어 불과 함께 타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쇠칼은 결코 불이 될 수는 없지만 불의 성분은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의 역사하심이 인간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인성에 스며들었습니다. 따라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와 일치가 된 우리에게도 하느님의 역사하심이 우리의 몸과 마음속으로 깊이 스며들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세례를 받은 후 자주 영하는 영성체성혈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써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면서 영적 성장을 하게 되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하느님을 섬기며 하느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성화될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