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성 에프트로피오스, 끌레오니코스, 바실리스코스 순교자들
성 에프트로피오스, 끌레오니코스, 바실리스코스 순교자들(3월 3일)
한 마음의 동료들
이 성인들은 4세기초 막시미아노스 황제(Maximianus Galerius: 260-311 생존, 305-311 재위)의 통치기에 아마시아(Amasea: 터키 중북부 아마시아 지역의 주도[州都])에서 태어난 친척간이면서, 테오도로스 성인(2월 17일)의 가르침을 따르는 동료들이기도 했다. 끌레오니코스는 에프트로피오스와 형제이고 바실리스코스는 테오도로스 성인의 조카였는데, 이들은 자선을 베푸는 일에 모두 열심이어서 마치 한 형제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였다. 테오도로스 성인의 장엄한 순교 이후 푸플리오스(Puplius) 총독이 비참한 죽음을 당하자, 새로운 총독인 아스클레피오도토스(Asclepiodotus)가 황제의 명을 실행키 위해 임명되었는데, 그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인물이었다.
마음이 즐거우면 얼굴도 밝다
총독은 세 성인을 붙잡아 가두고는 심문을 시작하였다. 먼저 그는 성인들의 얼굴에서 기쁨의 빛이 사라지지 않는 것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에프트로피오스 성인은 ‘참으로 우리는 기쁘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날마다 우리의 기쁨이시며 희망이시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마음이 즐거우면 얼굴이 밝아진다’(잠언 15,13)는 말씀을 인용하셨다.
그리고 끌레오니코스와 바실리스코스는 ‘성삼위께서 하나이듯이 우리들도 사나 죽으나 하나로서 서로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이후 성인들은 길고 혹독한 태형(笞刑)을 당하였다. 그 자리에 모여있던 구경꾼들과 고문하는 이들은 성인들의 변함없는 태도에 감동하였다. 그리고 에프트로피오스 성인께서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자, 주님께서 수많은 천사들에 둘러싸인 채 나타나셔서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셨다.
기적과 성인들의 순교
이런 놀라운 광경을 바라본 고문하는 이들과 이교도들이 그 순간에 큰 소리로 그리스도를 고백하며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총독은 새로이 그리스도를 믿노라고 고백한 개종자들을 처형하고는 감옥의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은 한 곳에 모여 아르테미스(Artemis: 그리스 신화의 사냥, 숲, 출산, 동정, 달의 여신. 로마 신화의 다이아나) 신에 대한 희생제사를 드리라고 명령하였다. 이때 에프트로피오스 성인이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자 갑자기 심한 지진이 일어나며 신전을 뒤흔들어 우상의 동상이 땅에 넘어지며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 같은 이적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총독의 명령에 따라 세 성인은 마침내 십자가형에 처해져 순교하였고, 그 후 성인들의 무덤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풍성한 축복을 베푸는 원천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