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이겨냄에 대하여
시험을 이겨냄에 대하여
우리 인간은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한, 환난과 시험에서 온전히 벗어나서 생존할 수는 없다.
욥기에는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 그의 생애는 품꾼의 나날 같지 않은가?”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자기가 당하는 시험에 각별히 주의하여야 하며, 사탄이 속임수를 쓸 만한 기회를 찾지 못하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서 기도해야 한다.
사탄은 불철주야로 잡아 삼킬 만한 자를 찾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어떠한 사람도 완전하고 거룩하지는 않다. 그 때문에 이따금 시험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시험은 불가피하다.
비록 시험이 성가시고 괴로운 것이긴 하지만, 우리 안에서 아주 유익한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인간은 시험을 당함으로써 겸손해지고 순수하게 되며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성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수많은 환난과 시험을 극복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큰 이득을 본 사람들이다.
그러나 시험을 이겨내지 못한 사람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타락해 버렸다.
이 세상에는 완벽할 만큼 거룩한 질서도 없거니와 환난이 아주 없는 아주 은밀한 장소도 없다.
어떠한 사람도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시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사악으로부터 기울어진 경향이 있으므로, 그 시험의 원천은 우리 자신 속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다.
한 가지 시험이나 환난이 사라지면 또 다른 시험과 환난이 찾아든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행복한 상태로부터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언제나 고통을 당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피하려다가 오히려 시험에 더 깊이 빠진다.
시험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시험을 극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인내와 참된 겸손으로써 어떠한 원수보다도 더욱 강하게 될 수 있다.
겉으로만 시험을 회피하고서, 그 사람을 뿌리째 뽑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조금도 발전을 이룩하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조만간 시험에 휘말려 들고 말 것이다. 그리하여 그 사람은 자신이 그전보다 더욱더 곤경에 처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모든 사악한 시험의 시작은 정신의 불안정과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키 없는 배가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밀려가듯이, 무기력하고 목적의식이 희박한 사람들이 시험에 빠지기 쉽다.
불이 무쇠를 가늠하듯이, 시험이 의인을 가늠한다.
우리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험을 당하게 되면 우리 자신의 실체를 파악하게 된다.
특히, 우리는 시험이 시작될 즈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시험이라는 우리의 적은 우리가 한사코 마음의 문을 열어주면 쉽사리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 중에는 그리스도교에의 개종 초기에 커다란 시험에 접해 고통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지막에 이르러 시험에 빠져 고통받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거의 한평생에 걸쳐 엄청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쉽사리 시험에 빠지는데, 이는 하느님이 예정하시는 바 슬기로움과 공평함에 기인한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인간들의 처지와 가치를 일일이 가늠하시어, 당신이 선택하신 만물의 행복과 불행을 지정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험을 당할지라도 결코 실망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께 더욱더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하느님은 우리가 어떠한 환난은 당할지라도 기꺼이 도와주시려고 하기 때문이다. 진실로 하느님은 사도 바울이 발한 것처럼 “시련을 주시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시는(고전 10:13)” 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시험과 환난을 당할지라도 겸손하게 자신의 영혼을 하느님의 처분하심에 맡겨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자를 구하시고 높이시기 때문이다.
한 인간은 무수한 시험과 환난을 당함으로써 자신이 얼마나 큰 이득을 보게 되었는지를 확실히 알게 된다. 또한 그러한 시험과 환난을 거침으로써 받은 보상이 한결 많아지고 받은 은총 또한 한층 더 빛나게 된다.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으면서도 헌신적이고 열성적인 행동을 한다면, 그런 행동은 조금도 높이 평가할 만한 것이 못 된다. 하지만,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참아나간다면 비로소 그때 은총 속에 크게 발전할 소지가 있게 되는 것이다.
큰 시험에서는 제외되었지만, 매일 자그마한 시험을 당하더라도 잘 극복해 나가는 사람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겸손한 사람은 큰 시험을 당하지 않으며, 아주 사소한 일 때문에 허덕거리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