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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니라.”-1

monastery 2023. 10. 4. 01:10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니라.” (마태오 5,8) -1

소티리오스 대주교


주님께서는 구복단의 이 부분을 통해 우리의 관심의 등불을 우리 마음 깊은 곳, 우리의 불멸하는 영혼이 있는 곳으로 돌리라고 촉구하고 계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몸의 청결함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하실 필요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로 씻으러 가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하루 중 몇 시간을 몸의 청결과, 입는 옷과, 집 청소와, 일터 청소에 쓰는지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언젠가는 썩게 될 우리 몸의 청결과 안녕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유한한 수명을 가진 몸의 청결을 위해서도 날마다 신경 쓰고 돌보듯이, 불멸하며 영원할 영혼의 깨끗함을 위해서도 주의를 가지고 돌보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사람은 ‘물질적인 육체’와 ‘영적인 영혼’, 이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체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두 요소가 함께 조화롭게 작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이에 기여해야 합니다. 오직 신체의 깨끗함에만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니라, 우리 영혼도 깨끗이 유지하도록 돌보아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의 구복단이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자는 행복하여라.”

 

여기서 주님은 ‘마음(heart)’이라는 단어를 비유적인 의미로 사용하셨습니다. 우리의 몸속에 있는 심장(heart)을 의미하시는 것이 아니라, ‘욕망’과 ‘감정’과 ‘영혼의 힘’이 위치하는 곳을 의미하고 계십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사람의 지능을 보다 비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머리’라는 단어(예시: ‘저 사람은 머리가 좋다’ 등)를 사용하곤 합니다. 그리고 ‘마음’이라는 단어를 통해서는 감정이 있는 곳을 의미하곤 합니다. 이 단어는 성서에서도 이러한 비유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영혼의 감정적인 부분을 의미하며, 어떤 경우에는 “네 마음을 다하여 주님이신 네 하느님을 사랑하라.”라고 말할 때처럼 고귀한 욕망과 소망의 총체를 의미합니다. 다른 경우에는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하고 의심을 품느냐?”(루가 24:38)라는 주님의 질문에서 볼 수 있듯이, 생각, 추리, 지성 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경우에는 사람의 영혼 전체와 ‘내적 인간’ 전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구복단의 이 부분에서 이런 의미로 마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십니다. 즉, 내적 인간, 영혼 전체, 정신, 감정, 영혼의 의지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가장 관심 가져야 할 주제는 바로 ‘마음의 깨끗함’입니다.

 

그렇다면 ‘깨끗한 마음’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간략하게 말하자면 ‘깨끗한 마음’이란, 인간의 내적 영적 순결함, 영혼의 순결함, 성품의 온전함,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 영혼을 더럽히려고 하는 더러운 정욕에서 해방된 영혼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마음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되는 정욕에 취약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거짓 증언, 모독과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힌다.”(마태오 15:19-2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욕과 다른 모든 정욕들이,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며 구세주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마음을 발견하면, 그 마음 깊은 곳에 들어가 정착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이런 정욕들은 인간 전체를 지배하게 되며, 싸움을 당하여 떠나지 않고서야, 이 사람의 삶을 비참과 파멸로 인도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들처럼 항상 영적 병기로 무장하여, 악과 모든 정욕에 대항하여 싸울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서신 6장 16-18장에 언급되듯이, 우리는 방패 대신에 열렬한 믿음을 잡고, 칼 대신에 성령께서 가르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쥐어서, 우리의 기도가 끊이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마음의 내적·영적 순결은 온 영혼 전체에 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드러나고 공개되면 부끄러운 일이 될 ‘불순하고 악한 생각과 인상과 기억과 상상’으로부터 깨끗하고 자유로운 마음을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거짓된 사상들, 망상, 편견, 미신에서 자유로운 마음,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명, 명예, 재산에 해를 끼치는 것과 관계없이 누군가가 자신의 정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생각하는 죄악된 계획’에서 자유로운 마음 말입니다. 이 자유로운 마음은 이기심과 교만에서도 벗어난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성령은 “교만한 자는 하느님 앞에서 깨끗하지 못하다.”(잠언 16:5 참조)라고 분명히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님은 영혼의 감정적인 부분이 순수하기를, 또 증오, 원한, 복수, 탐욕, 무자비, 괴팍함과 같은 죄악된 욕망과 감정에서 자유로운 상태에 있기를 원하십니다. 

주님은 영혼과 육신을 지치게 하는 모든 것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고, 우리가 우리의 순수한 마음에 그분의 옥좌를 세워 영원토록 보존하기를 원하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마음을 더럽히고 지배하려는 이 모든 원수들에 대해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우리가 혹시 모를 질병을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적어도 이와 동일한 관심을 가지고서, 우리 마음을 보호하고 치유하는 문제에 대해 살펴야겠습니다. 이는 우리 교회와 영적 투쟁(spiritual struggles)이 제공하는 성화(聖化)의 수단을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