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 성 엘삐디오스 주교순교자
성 엘삐디오스 주교순교자 (3월 7일)
변방(邊方)으로 간 선교사들
디오클레티안 황제가 통치한 지 10년쯤 되는 해(A.D. 300년경)에 예루살렘의 헤르몬(Hermon) 총대주교는 새로운 사도이자 선교사인 주교들을 여러 지역으로 보내 복음을 전하게 하였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이들 선교사들이 찾아 간 지역으로는 크리미아(Crimea: 흑해에 있는 반도) 지역과 스키티아인들(Scythians: 오늘날 러시아의 흑해 북쪽과 북동쪽, 그리고 아랄해의 동쪽 지역에서 살았던 고대의 민족)이 사는 땅이 포함되어 있었다. 먼저 이들 주교 가운데 바실(Basil) 성인이 헤르손(Cherson: 현재 크리미아 지역의 옛날 수도 명칭. 오늘날에는 세바스토폴[Sebastopol]이라고 부름. 사도 시대 때 로마의 클리멘트 성인이 축성한 이 도시는 나중에 많은 신앙고백자들이 유배를 당하는 곳이 되었다. 또한 러시아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곳에서부터이다.)에 도착하여서는 곧바로 우상숭배자들을 향해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였다.
기적과 회심
그러자 이교도들은 성난 채 성인에게 달려들어 자신들의 전통을 뒤엎으려고 한다는 죄목을 걸어 기소하였고, 심하게 때려서는 그곳에서 쫓아내 버렸다. 그래서 성인께서는 파르테노스산(Mt. Parthenos)에 있는 한 동굴에 머무르며 이교도들의 회심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헤르손의 가장 유력한 귀족의 젊은 아들이 죽고 말았다. 바로 그날 밤, 그 아들은 울고 있는 부모님에게 환상 중에 나타나, 그들이 쫓아 보낸 그리스도교 선교사를 다시 모셔 와서 자신을 위해 기도하도록 하라고 말하였다. 이윽고 부모의 청에 따라 찾아온 성인이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성수(聖水)를 뿌리자마자 아이는 다시 살아났다. 그러자 아이의 부모와 그 자리에 참석했던 모든 이들이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았다.
다른 여섯 주교순교자들
그러나 마음이 강포(强暴)한 다른 이교도들은 그리스도교의 성장을 두려워하여 성인을 붙잡아서는 심한 고문을 가하였고, 이로써 성인은 헤르손의 첫 순교자가 되었다. 그 뒤로도 시차를 두고 여섯 명의 주교들이 더 이 지역으로 보내졌으며, 모두들 이교도들에게로 가 복음을 전하다가 목이 잘리거나 강물에 던져져 순교하였다. 성인들이 순교할 때 놀라운 기적들이 일어났으며, 많은 이교도들이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 이렇게 순교한 주교들은 에프렘, 에브게니오스, 아가토도로스, 엘삐디오스, 에테리오스, 카피토 성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