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stery 2024. 7. 25. 01:10

 

죽음과 영생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죽음이란 대체 무엇인가?
왜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가?

 

죽음이 인생의 현상이라고 모두들 받아들이면서도, 우리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상상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건 모르건 간에 어쩔 수 없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더구나 죽음이란 우리 일생 중에 단 한 번 오지만 우리는 매일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죽음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하얀 입김에 불과하며 그림자와 같은 것"(시편 39,5)이 인간의 목숨이다. 그러나 하나밖에 없는 것 또한 인간의 생명이다. 이렇듯 귀중한 생명을 잃게 할 수도 있는 위험한 요인들이 도처에 숨어 있다. 그중에서도 병마라는 위험이 있다. 우리는 이 위험에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병원과 의료 시설을 세우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죽음을 피하고 싶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한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본래 인간은 영원히 살도록 하느님께서 창조하셨다. 그러나 우리의 조상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음으로 인하여 죽음이 인간에게 왔기 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영원히 살도록 준비함에 있다. 이것은 또한 하느님의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라고 하셨다. “죽은 지 나흘이나 되는" 예수님의 친구 라자로에게 "라자로야, 나오너라"라고 큰 소리로 외치시자 죽었던 사람이 밖으로 나왔다. 죽은 자들 가운데서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것이다. 이러한 예수님의 약속과 권능, 그리고 사람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우리의 희망이요 구원의 기쁜 소식이다. 이 말씀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은 죽음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한편 세월이 흐르면 “우리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성모님도 그리고 사도들도 모두 죽음을 맞으셨다. 모든 성인들도 죽었다. 그렇다면 앞서하신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이 의문을 풀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이 의미는 우리의 육신은 죽어 없어지지만 영혼은 죽지 않음을 말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우리의 육신도 그리스도의 몸과 같이 부활됨을 의미하고 있다. 니케아 신경에서 “죽은 이들의 부활과 후세의 영생을 굳게 믿고 기다리나이다”라고 고백할 때 우리는 이 사실을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분의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신 당신의 성령을 시켜 여러분의 죽은 몸까지도 살려주실 것입니다"(로마서 8,11)라는 분명한 말씀이 있다.

 

예수께서 이 지상에 계셨을 때 열두 살쯤 되는 회당장 야이로의 딸이 죽자 사람들은 아이가 죽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그러면 딸이 살아나게 될 것이다"(루가 8.50)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도 "코웃음만 쳤다." 그러나 예수께서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야, 일어나거라" 하고 말씀하시자 "그 아이는 숨을 다시 쉬며 벌떡 일어났다." 이처럼 예수께서 그의 친구 라자로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것과 같이 그분이 다시 오실 때 모든 믿는 이들을 살리실 것이다.

 

그러므로 정교인들은 죽음 앞에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다만 늘 준비해야 한다. 항상 회개한 상태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교회의 신실한 신자로써 신앙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고백성사를 통해 우리의 영혼을 정결케 하고, 성체성혈성사로 그리스도와 항상 교제하며 하느님의 왕국에서 그리스도와 영원히 함께 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죽은 우리를 살리셔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마카베오 하 7,7)라는 믿음을 유지해야 한다.

 

늘 준비하고 있어야

죽음이란 예기치 않게, 갑자기 우리에게 오고 있다. 하루도 교통사고가 없는 날이 없다. 뜻하지 않게 사고로 숨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생존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의 일터에서 과로로 숨지거나 복잡한 작업을 하다가 실수로 숨지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질병들이 생겨나고 발달한 의술과 의약품도 고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수명이 조금씩 늘어나기도 하지만 돌연한 천재지변을 당하는 수도 있다.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 않은 때에 올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루가 12,40)는 말씀과 같이 죽음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은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하며"“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갔듯이"(마태오 25,10) 앞으로 올 죽음도 미리 준비를 한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의하게 살면 기다리던 것도 죽음과 함께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잠언 117).

 

예수께서는 사람들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키시기도"(루가 2,34)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나인이라는 동네에서 어떤 과부의 외아들이 죽자 예수께서 측은히 여기시고 "젊은이여, 일어나라"(루가 7,14)라고 명령하시자 죽었던 젊은이가 벌떡 일어나 앉으며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삼십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에게 주님께서 “낫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으시고 "일어나 요를 걷어들고 걸어가거라 하시자 그 사람은 어느새 병이 나아서 요를 걷어들고 걸어갔다."(요한 5,8-9)

 

영원한 생명

이와 같이 "권능과 위력을 가지신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요한 5.24)라고 하셨으니 그리스도와 영원히 함께 있는 교우 여러분들은 죽음 앞에서도 태연할 수 있으며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