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속마음
인간의 속마음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대주교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고, 그보다는 ‘존재’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라고 하십니다.
오늘날 전자기기의 시대에는 어디를 가나 광고가 넘쳐나고, 저마다 많은 것을 겉으로 드러내고 보여주려고 하며, 외면적인 것을 추구하고 지향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가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어떻게 하면 하느님 보시기에 좋고 하느님 마음에 들 수 있을지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지 생각하고 그것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의 구원을 위해 하느님께서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에게 권면하시는 일들에 삶의 방향을 맞추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유행과 세상의 흐름이 요구하는 것들에 삶을 맞춰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교회는 내면으로 우리의 관심을 돌리자고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론 우리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거나 우리 자신 안에 갇혀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을 신뢰하면서 ‘우리 자신과 서로를’ 하느님께 맡기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한 몸을 이룬 채로 머물러 있으면 하느님의 은총이 사람을 새롭게 갱생시키고 거룩하게 만듭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새롭게 갱생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훌륭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며, 자신의 주변 사회에 평화와 사랑을 널리 전달하게 합니다.
“인간의 속마음”(1베드로 3,4)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분열과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알고 있으며, 하느님 마음에 드시는 관계를 만들어 나갑니다.
그런 사람은 불법적이거나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살려고 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사랑하면서 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마음에 기반을 둔 혼잣말을 좋아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전제로 하는 대화를 좋아합니다. 겸손한 마음은 대화 상대의 말을 존중하면서 주의 깊게 듣게 하고 그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도록 가르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