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왜 믿음을 잃어버릴까요? - 1

monastery 2024. 10. 15. 01:15

 

한 때 그리스도인이었지만 나중에 믿음을 잃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왜 그럴까요?

 

근본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믿음은 귀중한 보물입니다. 이러한 보물들은 도둑맞지 않도록 항상 잘 지켜야 합니다. 사도 베드로가 잘 표현하고 있듯이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베드로 전 5,8 사탄은 믿음의 보물을 훔치고, 사람의 마음에서 믿음을 뽑아버리기 위해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 베드로는 계속해서 우리들에게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악마를 대적하십시오.' 베드로 전 5,9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2. 믿음은 신중한 주의와 보호가 필요한 매우 연약하지만 아주 귀한 꽃과 같습니다. 연약한 꽃에게는 목마르지 않게 물과 양분이 필요하고, 돌풍에 뿌리 뽑히지 않게 바람막이도 필요하며, 태양 빛을 흠뻑 받을 수 있는 양지바른 자리도 필요하듯이, 우리의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마음의 정원에 꽃이 피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믿음의 향기로운 꽃도 매일 '샘솟는 물' 요한 4,10로 물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서 공부를 통해서, 또 다른 계기들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샘솟는 물이 공급받아야 합니다. 또 우리 마음속의 믿음이 활기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도의 산소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생명의 빵', 영적인 양식과 음료인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영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신자의 영혼에 믿음이 더욱 깊이 더욱 굳건하게 뿌리내리려면, 언제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고 하나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성체성혈을 영한 후에 드리는 감사의 기도들 중 첫 번째 기도에서 우리는 이 거룩한 친교를 통해 우리에게 ‘부끄럽지 않은 믿음'을 주시기를 주님께 간청하는 것입니다.

 

3. 만약 벌레가 꽃의 뿌리를 갉아먹으면 꽃은 시들고 결국엔 죽습니다. 이렇듯 죄의 벌레가 믿음의 뿌리를 갉아먹으면 믿음은 죽습니다. 어떤 현자는 "만약 이 세상에 죄가 없었다면 단 한 명의 불신자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은 죄를 지으면 당연히 후회하게 되고, 그 죄의 결과를 두려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양심의 반응을 무시하고, 도리어 "영원한 벌과 천국이 어디 있습니까? 하느님이 어디 있습니까? 누가 하느님을 봤습니까? 하느님을 믿지 않는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입니까?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강변한다면, 그 사람은 양심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믿음을 잃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의 벌레를 아주 처음부터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죄를 지으면 즉시 회개하고 고백하여 그 죄의 싹을 잘라버려야 합니다. 그럴 때 믿음도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를 비참하고 가련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우리 자신을 잘 살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