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신앙/오늘의 축일

[3월 27일] 성 마트로나 데살로니끼의 순교자

monastery 2024. 11. 11. 01:10

Ἡ Ὁσία Ματρώνα ἡ Ὁμολογήτρια ἡ ἐν Θεσσαλονίκῃ

성 마트로나 데살로니끼의 순교자 (3월 27일)

 

유대인 귀족의 하녀

성녀는 3세기에 파우틸라(Pautilla)라고 불리는 유대인 여자 귀족의 하녀였는데, 그 주인은 데살로니끼 도시의 제국 수비대를 지휘하는 장군의 아내였다. 성녀는 예수 그리스도를 참 하느님으로 섬기면서, 자기 여주인의 주의를 끌지 않기 위해 남몰래 기도하곤 하였다. 여주인이 날마다 유대교 회당(synagogue)에 갈 때면 성녀는 주인을 회당문까지 배웅하고는 성당으로 가 기도하기 위해 재빨리 빠져나왔으며, 주인이 회당을 떠날 때 다시금 그 자리에 가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한 번은 유대인들의 유월절(Passover)이 되었을 때, 성녀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우리를 데려다준 ‘진정한’ 유월절인 주님의 부활 축일에 이르는 예배에 참석하고픈 열망으로 성당으로 갔다. 

 

영혼의 주인이신 그리스도

그러나 성녀는 늦게 회당으로 돌아왔으며 다른 하인 가운데 하나가 이런 사실을 여주인에게 알렸다. 이에 화가 난 여주인은 만일 성녀가 자신을 속였다면 하녀로서 자신의 직무에 대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하고, 성녀를 의자에 묶어 매로 때리라고 명령하였다. 이에 대해 성녀는 “그렇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러나 제 신앙과 관련된 것을 빼고 저는 언제나 당신의 지시를 따랐습니다. 만일 제가 그리스도께 예배하였다고 해서 저를 죽이신다면 비록 제 육체를 완전히 빼앗는 것은 될지언정 오로지 하느님께 속한 제 영혼만은 어쩌지 못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성녀의 순교

그런데 여주인은 성녀를 감옥에 가두었다가 사흘 뒤 열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성녀의 몸에는 고문으로 말미암은 상처의 자취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도리어 성녀는 환한 빛이 나는 얼굴로 곧추서서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었다. 더 화가 난 여주인은 성녀를 더욱 잔인하게 때리라고 지시하였다. 이런 식으로 수 차례 고문을 당한 성녀는 마침내 당신의 영혼을 하느님의 손에 되돌려 드리면서, “아무런 죄가 없으신 구세주 예수님, 당신을 위하여 이 모든 고문을 견뎠습니다. 이제 제 영혼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 당신의 자비로 제가 당신 순교자들의 무리 속에 들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였다. 여주인은 살인자로 기소되지 않으려고 마치 사고처럼 꾸민 채 성녀의 시신을 바위 위에서 내던져 버렸다. 그 뒤 6세기에 한 주교가 성녀의 성해를 도시 안으로 들여와 성녀에게 봉헌한 성당 안에 안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