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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가장 위대한 재산

monastery 2025. 3. 2. 01:10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가장 위대한 재산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주님께서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사랑과 애정을 보여주셨음은 복음경의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아이들의 병을 치료해 주셨고, 아이들을 애정으로 쓰다듬어 주셨고, 당신 품에 따뜻이 안아주셨습니다. 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들이 따라야 할 본보기로 바로 이 어린아이들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초대부터 오늘날까지, 교회의 설립자 되시는 주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 어린아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감수성을 보여왔습니다. 구체적으로 교회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학교, 고아원, 수련 시설 등을 설립하고 운영함으로써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증명해오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영적, 지적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열성과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먼저 부모 당사자가 아이를 잘 보살피고 아이의 발전에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성 사도 바울로께서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하고 있습니다. “어버이들은 자녀들을 주님의 정신으로 교육하고 훈계하며 잘 기르십시오.”(에페소 6,4 참조) 주님의 정신으로 교육하고 기른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에 관해 좋은 말을 들려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부모 자신의 행동과 삶을 통해 아이들에게 그리스도에 대해 알려주고 가르쳐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종교적 교육과 경험을 처음으로 맛보게 되는 것은 부모의 신앙생활의 본보기를 통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늘날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그리스도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을 알려주는 데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한두 가지 외국어를 배우고 음악과 미술, 운동, 춤 등 여러 가지 특기 활동을 배웁니다. 또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일상에서 접하고, 집에는 옷과 장난감, 그밖에 물건들을 풍족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정작 자신의 삶을 이끌어주는 인도자로서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스도 없는 삶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이 견고하고 단단한 기초를 갖지 못합니다. 그리스도 없이는 아이가 인생에서 마주치게 될 어려움 앞에서 용감하고 올바르게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여 아이들의 삶이 견고한 기초 위에 세워지도록 도와줍시다. 아이들이 그리스도에 대해 알게 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따르며 살도록 돕는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가장 크고 가장 위대한 재산을 주는 것이 됩니다. 이러한 큰 재산을 전해준 것에 대해 아이들은 평생 동안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