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테오도라 데살로니끼의 수녀 (4월 5일)
애기나 섬에서 출생
성녀는 812년경 애기나 섬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성녀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식했으며, 사제인 아버지는 성녀의 교육을 대모(代母)에게 맡기고 수도자가 되었다. 성녀는 지혜롭고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속에서 자라났으며, 어린 시절부터 같은 섬에 살던 젊은이와 약혼을 한 채 성장했다. 사라센(Saracen) 해적들에 의해 성녀의 남자 형제가 살해당한 뒤, 가족과 함께 데살로니끼로 이주하였다. 성년이 되면서 결혼식을 했고, 딸과 두 아들이 태어났으나 아들들은 어릴 때 모두 죽고 말았다. 이런 비극 속에서도 성녀는 슬픔에 잠기기보다는 남편을 설득하여 여섯 살이던 딸을 하느님께 바치기로 결심하고 수녀원으로 보냈다.
딸과 함께 지냄
그 후에 남편이 죽자 성녀 또한 세상을 떠나 자신의 친척 안나(Anna)가 있는 수녀원에서 수도자가 되었다. 처음에는 젊은 과부의 결심이 얼마나 오래갈까 하는 마음에 안나는 주의 깊게 성녀를 지켜보았는 데, 성녀는 이런 염려와 상관없이 온 마음으로 모든 이에게 순종하며 온갖 궂은일을 겸손히 하는 한편 자신을 유혹하는 여러 사악한 생각들을 즉시 고백성사를 통해 물리치면서 영적인 수련을 쌓았다. 수녀원장이 안식하고 나서 딸인 테오피스타(Theopista)가 성녀가 있는 수녀원으로 와 성녀와 함께 한 방에 머무르게 되었고, 성녀는 15년 동안 함께 먹고 함께 일하면서도 혈육의 정을 넘어서기 위한 수련을 계속하였다.
향기로운 기름
성녀는 70세의 고령이 되어서도 일을 쉬는 대신,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데살로니카 후 3,10)는 사도의 가르침을 되새기면서 여전히 동료 수녀들을 위해 헌신하였다. 892년 수녀원의 모든 이들이 모인 가운데 성녀가 안식하는 순간, 늙고 주름진 성녀의 얼굴은 밝게 빛났으며 방 안에는 아름다운 향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성녀의 방 안에 있던 등잔의 기름이 넘치면서 믿음으로 그 기름을 바른 이들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나중에는 성녀의 성화에서도 향기로운 기름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1430년 터키인들이 데살로니끼를 함락했을 때, 성녀의 부패하지 않은 시신이 담긴 석관(石棺)을 부수고 성해를 손상하였으나,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이 다시 거두어서 성녀의 이름을 딴 수도원에 안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