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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오늘의 축일

[4월 7일] 성 칼리오삐오스 순교자

Ὁ Ἅγιος Καλλιόπιος ὁ Μάρτυρας

 

성 칼리오삐오스 순교자(4월 7일)

 

귀족인 집안

성인은 3세기 무렵 팜필리아(Pamphylia: 오늘날 튀르키예 남서쪽의 지중해를 향한 지역)의 수도인 뻬르기(Perge)에 있는 한 원로원 의원의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 테오클리아에 의해 그리스도교의 덕을 배우며 자랐다. 304년 디오클레티안 황제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박해를 시작하자, 성인은 어머니의 조언을 받아들여 킬리키아(Cilicia: 소아시아 동남쪽의 해안지역)에 있는 폼페이오폴리스로 피신하였다. 지역 행정장관인 막시미노스가 우상들을 기리기 위해 베푼 술자리의 난잡함을 목격한 성인은 그 자리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나는 그리스도인이고, 금식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기린다!’라고 외쳤다. 

 

고문을 당하다

곧바로 붙잡혀서 막시미노스 앞으로 끌려간 성인은 갖가지 위협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생명을 그리스도께 바칠 것임을 단호히 말하였다.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계속되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성인은 “이 길고 잔인한 고통으로 말미암아 나의 왕관은 도리어 값진 것이 될 것인데, 그것은 규칙대로 경기를 하지 않으면 월계관을 얻지 못하기 때문”(디모테오 2서 2,5)이라고 대답하였다. 성인은 납덩어리가 달린 채찍과 황소의 힘줄로 맞았으며, 마침내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 위에 놓인 석쇠에 눕혀졌다. 그러나 이 순간에 천사가 내려와 불을 꺼버림으로써 성인을 살려냈다. 이후 성인은 깊은 지하감옥에 갇혔다. 

 

주님께 바쳐진 보물

사랑하는 아들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알게 된 경건한 어머니 테오클리아는 자신의 모든 노예들에게 자유를 주어 풀어주었고, 재산은 모두 가난한 이들과 교회에 나누어주었다. 그리고는 이내 감옥에 있는 아들에게로 달려갔다.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이지만 기쁨으로 자신을 맞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너를 고귀한 보물로서 주님께 성별해 바칠 수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였다. 어머니와 아들은 밤새 기도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온 밤을 지새웠다. 성인은 성 대목요일에 사형선고를 받고, 성 대금요일에 베드로 사도처럼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린 채로 순교하였다. 십자가에서 끌어내려지는 아들의 시신을 감싼 어머니도 자신의 영혼을 하느님께 바치며 안식하였다.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은 어머니와 아들의 시신을 함께 매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