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담
부활은 우리를 시간 너머로 인도한다. 한때 시간과 죽음에 예속되었지만 주님께서는 결국 그 둘을 모두 이기셨다. 주님은 승리하셨으며 그분을 믿는 모든 사람도 그분을 통하여 승리한다. 사람은 생명이신 하느님에게서 양식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모든 존재를 채워 주는 생명의 기틀로 그분을 인정했다.
죽음을 가져오는 과일을 먹기로 자유롭게 선택함으로써 인간은 자기만족을 위해 하느님과의 친족 관계보다는 인간적 성질을 띠게 되었다. 이때부터 죽음이라고 표식된 시간 속으로 넘어와 부패의 순환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부활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에 종지부를 찍으시고 죽음을 영생의 한 과정으로 바꾸셨다.
부활절은 새로운 절기를 열고, 축일들을 결정하는 교회력의 기준이 된다.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 그리고 부활은 모든 창조물에 생기를 주고 신화(神化)하고 본성적으로 하느님의 삼위일체 생명 속에 통합시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서의 말씀대로 그 속에서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요한 7,37-38)
오리겐(Origen)은 “각 사람 안에 살아있는 샘물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하느님의 인류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불신함으로써 그 샘물은 말라 버렸다"라고 하였다.
이 물이 깨끗해지고 막힘 없이 흐르게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영적 눈을 떠서 영적 실체를 깨닫고, 욕망과 걱정을 억누르고, 육신에 속한 돌처럼 굳은 마음을 동정과 사랑의 마음으로 변화시키는 회개와 자제 그리고 조화로운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사랑이 유일한 척도, 유일한 규범, 만민의 가슴을 활짝 열게 하는 유일한 햇볕이어야 한다.
박해자들에 의해 경기장의 맹수들에게 던져지기 직전, 안티오키아의 성 이그나티오스 (AD 117)는 형제들에게 마지막 말씀을 남겼다.
“나의 세속적 욕망은 십자가에 못 박혔다. 물질에 대한 욕심의 불꽃은 내 마음속에 타고 있지 않다. 내 안에는 살아 있는 샘물이 있다. 그 샘물이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께 오라'고.”
신자들이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분을 따라서, 예루살렘으로 가서 그분과 함께 골고다로 올라가야 하며 그분과 함께 부활을 경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령을 통하여 불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 인간은 불로 달궈져서 붉게 변하는 철과 같다. 하느님의 손으로 유연하게 되어서 변화되어야 한다.
미셸 퀘노의 '부활과 이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