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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밤낮으로 그 법을 되새기는 사람(시편 1,2)

 

밤낮으로 그 법을 되새기는 사람(시편 1,2)

 

교부들은 성령의 감동을 받아 시대를 가르친 위대한 스승일 뿐 아니라, 스스로 밤낮으로 하느님의 법을 묵상한 사람들입니다. 다윗 왕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하느님의 율법을 기쁨과 즐거움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생각은 늘 하느님의 율법을 향했고, 밤낮으로 그 율법을 연구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신자들은 누구나 하느님의 법을 ‘밤낮으로’ 묵상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시냇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시편 1,3).

 

정교회의 거룩한 교부들은 행동과 말씀을 통해 매일 성서를 읽고 연구하라고 권장합니다. 성 아타나시오스 성인은 덕을 행하는 데 성서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서를 읽지 않으면 우리는 덕을 얻을 수도, 악에서 멀어질 수도 없습니다." 또한 신학자 성 시메온도 "성서 말씀은 우리 영혼을 강하게 하고 마귀를 쫓아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성 이시도로스는 매일 성서를 읽는 것이 유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영적 갑옷'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성서를 갑옷으로 입으십시오. 하느님의 말씀을 매일 읽으면 죄악의 공격에도 상처 입지 않을 것입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톰은 성서를 영적 초원, 곧 진정한 낙원에 비유했습니다. "성서는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가 가득한 아름다운 정원이며 영적인 초원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첫 창조물을 위해 만드셨던 낙원보다 훨씬 좋은 진정한 낙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낙원에 들어가 성서를 연구하며 유익을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성서 연구를 위한 네 가지 조언

 

1. 기도하는 자세로 읽으십시오.

교부들은 성서를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릎을 꿇고 읽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비판적인 자세가 아니라, 배우고 기도하는 태도로 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성 이시도로스는 기도와 회개를 통해 영적으로 준비된 후에 성서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성서를 연구하기 전, 연구하는 동안, 그리고 후에도 기도가 필요합니다. 성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또는 사도경 봉독이나 복음서 봉독 전에 성찬예배에서 드리는 기도인 "자애로우신 주님이시여, 하느님을 아는 불멸의 광채가 우리 마음에 빛나게 하소서…"와 같은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2. 끈기 있게 읽으십시오.

성서를 읽다가 어려운 구절을 만나더라도 결코 실망하지 마십시오.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나 인상 깊은 구절은 나중에 다시 볼 수 있도록 표시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3. 한없는 인내와 끈기로 읽어야 합니다. 

신학자 성 시메온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눈물을 흘리고 두려워하며 한없는 인내와 끈기를 가질 때에만, 적은 말씀 속에 숨어 있는 큰 신비가 우리에게 밝혀집니다." 이런 방법으로 성서를 연구하는 사람은 마치 모세가 지팡이로 바위를 쳐서 풍성한 물을 솟게 하고, 쇠붙이로 돌을 비벼 불꽃을 일으키며, 절구에 향기로운 풀들을 넣고 빻아 향내를 온 사방에 퍼뜨리는 것과 같습니다.

 

4. 읽은 후에 자신에게 질문하십시오.

성서를 읽은 후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 우리가 읽은 말씀은 하느님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와 이웃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이 구절을 읽은 후 우리는 왜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하는가?

* 우리는 왜 하느님께 간청해야만 하는가?

*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라고 요구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