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그리스도의 세례와 우리의 세례

 

그리스도의 세례와 우리의 세례

 

우리는 오늘날까지 신앙 안에서 두 가지 큰 축일을 지내왔다. 우리의 구원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 두 축일은 바로 주님의 탄생과 주님의 할례 축일이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또 다른 사건을 기념하는 축일을 맞이한다. 이 축일은 바로 주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주며 유익하고 구원 가득한 신비로 이끈다.
우리는 이 세 가지 큰 축일을 지내면서, 하느님께서 인간 구원을 위해 은혜를 베푸시는 당신의 겸손과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다.

이 세 가지 축일 중에서도 주님의 세례는 우리가 세례를 받았던 순간을 연상시킨다. 나아가 우리를 그때로 다시 돌아가게 하여, 세례를 준비하던 시절의 마음가짐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우리는 세례를 받기 전 세례 교육을 받으며 하느님과 인간, 세상 창조와 교회의 참된 의미를 처음으로 배웠다. 이 가르침을 하나씩 배워 나가면서 우리는 마음속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환희를 느꼈다. 그리고 세례 받을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하느님의 자녀, 그리스도의 형제, 그리고 교회의 일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다.

마침내 세례 받는 날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그동안 죄로 물든 옷을 몸과 마음에서 벗어던졌다. 사탄의 세력을 저버리고 주님의 군대에 들어가 그분의 군사가 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세례조에 들어가기 전, “사탄과 결별하고 사탄을 향해 침을 뱉으며,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그리스도를 임금이요 하느님으로 믿는다”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말로 고백한 바를 행동으로 증명했다. 
세례조에 들어가 물속에 세 번 잠기는 예식은 그리스도와 함께 무덤에 묻혔다가 함께 부활하는 것을 상징한다. 
세례를 마친 후, 우리는 새하얀 옷을 입고 다음과 같은 성가를 불렀다.

“그리스도로 인하여 세례 받은 자들은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었도다”

이어서 거룩한 성유(성 미로)를 바르는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선물과 성령의 날인을 받았다.

사도경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강조한다. 
하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어 무덤에 묻혔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세례를 받은 후에는 새로운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세례 받기 전까지 고수했던 잘못된 생활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과거의 행실을 잊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 생활 방식은 하느님에 대한 잘못된 신앙일 수도 있고, 일상생활과 직결된 그릇된 습관일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주님의 세례를 통하여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영적으로 새롭게 탄생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주님의 세례를 진정한 기쁨으로 경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