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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구복단(마태오 5,3~12)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여라.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니라."라는 첫 번째 선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주님께서 산 위에서 구복단에 대해 설교 말씀을 하실 때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마태오 5,3)로 시작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구복단은 깊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요한 크리소스톰 성인의 구복단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인용하겠습니다.

 

"겸손한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누구나 크고 웅장한 집을 지으려고 할 때 먼저 거기에 맞는 기초를 잘 놓아야 나중에 건물을 세울 때 무게를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의 마음에 하느님을 따르는 삶을 지을 수 있는 튼튼한 기초를 다져 주시기 위해 겸손함에 대한 충고의 말씀을 주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사람들의 마음에 이러한 기초가 다져지면, 모든 다른 덕들도 안전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겸손의 기초가 없이 나머지 덕을 가진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아서, 그 모든 노력과 덕들이 아무 소용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힘들여 지은 집이라도, 튼튼한 기초 위에 지은 집이 아니라면, 만족할 수 없고 또 늘 불안해 할 수밖에 없듯이, 겸손함을 얻지 못했다면, 아무리 많은 덕을 얻는다 해도 곧 잃어버릴 것이고 무너질 것입니다. 

이때 겸손함이란 겸손한 말씨(말로만 겸손하고 행동이 없는)만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말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깨달은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서, 우리의 겸손이 참된 것인지는 우리의 속을 헤아리시는 하느님이 제일 잘 아십니다."

 

이런 겸손은 사람을 하늘로 오르게 하여 하느님 왕국에 들어가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