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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주님의 빛

 

주님의 빛


예수님 주위에는 완전한 밝음만이 있을 뿐이다. 예수님 자신도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8,12)라고 하셨다.

이 빛에서는 아무 흠도 찾아볼 수 없다. 거기에는 비바람을 일으키는 구름 한 점도 없는 완전한 빛만이 있다. 그 빛은 희미한 빛이 아니라 사방을 눈 부시게 하는 강렬하고도 크리스털과 같이 맑은 빛이다.

 

예수님 주변에는 불행이 없다. 왜냐하면 그 밝은 빛이 투과되지 못하는 어려움이 없고 그 강렬한 빛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되는 데 있어서 우리에게 문제 되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모르는 무지보다는 그렇게 할 힘이 없다는 것이다.

인류의 불행과 비극은 거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그리스도의 밝은 빛이 있으면 우리는 그 빛 속에서 나아갈 수 있고 불행과 비극은 그 빛으로 인해 사라지고 만다.

 

변모 때 예수님의 옷은 “세상의 어떤 마전장이도 그보다 더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고 눈부시게 빛났다.”(마르코 9,3) 이 신성의 빛이 예수님의 성상에 결부되어 있어야 하고 우리가 우리 영혼 속에 간직하고 있는 주님의 환상에서 빛나야 한다.

 

주님의 변모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 매일같이 얼굴을 대하던 주님께서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다. 온통 빛으로 휘감고 나타나신 것이다. 너무나 놀라서, 너무나 눈이 부시는 빛이어서 제자들은 그 자리에서 엎드리고 말았다. 그들은 세상의 빛이 아닌 하느님의 빛을 본 것이다.

 

이 빛이, 변모하실 때 발하신 그 빛이 우리에게도 비추어지기를 바란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특별한 은혜를 내려 주실 것이다. 그 은혜는 교회 역사를 통해 많은 성인에게 나타나 주신 구세주의 육적 형상의 나타나심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영적으로 다스리시고, 생명수로 길러 주시고, 성령으로 충만케 해주시는 영적인 빛을 말하는 것이다. 이 빛은 육적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영적 눈은 그 빛을 강렬하게 느끼고 그 빛 속에서 충만한 축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마치 아침잠을 잘 때 태양이 뜨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태양의 혜택 속에서 사는 것같이 말이다.

 

히브리인들은 이스라엘을 광야에서 인도해 준 불기둥의 빛밖에 몰랐다. 그 빛은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빛이었고 한 민족의 한 시대에 있었던 그런 빛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빛은 세상의 빛이고 영원한 빛이며 우주의 빛이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요한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