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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분향

 

개신교에서는 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왜 정교회에서는 분향을 하나요?

 

향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었습니다. 구약 성서를 보면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분향 제단을 만들어 증거궤를 가리는 휘장 앞에 두라고 하셨으며, 대사제인 아론이 그 분향 제단 위에 아침저녁으로 향기로운 향을 피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출애굽 30,1; 7~9)

후에 솔로몬 왕이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었을 때에도 그는 분향 제단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인 즈가리야 사제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분향하고 있을 때 주님의 천사가 분향 제단 오른쪽에 나타났습니다.(루가 1,8~11)

 

사도들의 시대부터 지금까지 교회는 예식이나 성찬예배를 드릴 때 가장 중요한 순간들, 즉 복음경을 봉독하기 전이나 대입당 때, 거룩한 예물을 축성할 때, 분향하고 있습니다.

 

분향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① 만과에서 '나의 기도 분향으로 받아 주시고…'라는 시편 141편을 부를 때, 분향하는데, 그 이유는 향이 우리 기도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요한 묵시록 5,8; 8,3~4) 향이 위로 올라가듯, 우리의 기도가 하늘로 올라가 하느님 옥좌에 다다르기를 기원합니다.

 

② 사제는 분향하면서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이시여, 우리가 드리는 분향을 받아 주시고 우리에게 성령의 은총을 보내 주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신자들도 사제가 자신들을 향해 분향하면 고개를 숙이면서 성령의 은총을 보내 달라고 기도드립니다.

 

③ 향이 타면서 향기를 뿜듯이 우리의 삶 또한 그리스도를 위해 희생하면서 향기로워야 합니다. 사도 바울로가 말했듯이 "우리는 하느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고린토 후 2,15)가 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분향은 우리의 삶이 성령의 은총으로 향기를 뿜어 다른 사람들을 그리스도 곁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