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증언
(알렉산드로스 한의종 신부)
요한복음 9,1-38은 예수님께서 소경의 눈을 뜨게 해주신 기적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어떻게 기적이 일어났는가. 둘째는 바리새인들이 기적을 믿지 않고 그리스도를 비난하려 시도한 것. 셋째는 소경이었던 사람이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담대히 증언한 것. 소경을 치료해준 기적은 매우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기적이 일어난 것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소경이 어떻게 예수님의 기적을 받는 은총을 얻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봐야겠습니다.
어떻게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에게 진실을 담대히 증언하고 믿음을 밝혀 드러내는 용기가 있었을까요?
그는 그 당시 혼자였고 주위에는 많은 사람이 그를 상대하였으나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맞섰습니다. 그는 힘이 없었으나 힘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였고, 무지하였으나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맞섰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을 상대로 굽히지 않는 믿음으로 이겼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로 말미암아 두 가지 기적이 소경에게 주어졌는데, 그것은 주님의 거룩한 능력과 사랑이었습니다. 먼저는 눈을 치료받아 빛을 보게 된 기적입니다. 그리고 그의 진리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담대한 증언으로 영혼의 구원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그의 믿음을 고백하였습니다. "선생님, 믿겠습니다." "주님, 믿습니다."
소경의 그리스도에 대한 담대한 증언과 굳건한 믿음은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더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 생활을 방해하는 그 어떤 것에 대해 우리는 담대히 정교인으로서 배우고 듣고 보고 행한 모든 가르침을 증언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행한 소경의 담대한 증언처럼 우리도 그와 같은 용기를 갖고 정교회의 가르침을 증언해야 합니다. 생각만 해서는 안 됩니다. 마음만 있으면 안 됩니다. 믿음을 행동으로 표출해야만 비로소 주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경의 담대한 증언은 그의 영혼을 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두 눈을 뜨고 주님의 기적을 맛보며 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주님에 대한 믿음 안에서 감사할 줄 모르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욕심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영적인 눈은 멀게 되었고, 그로 인해 하느님을 깨닫는 것은 더욱더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우리를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차라리 눈먼 사람이라면 오히려 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지금 눈이 잘 보인다고 하니 너희의 죄는 그대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