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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결혼에 대하여

 

정교회는 결혼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가르치나요?

 

구약 성서(창세기 2,21~24)를 보면, 하느님께서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신 다음, 아담의 갈빗대를 하나 뽑고 그 자리를 살로 메우시고는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남자는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간 부분, 즉 여자를 그리워합니다. 여자 또한 자신이 떨어져 나왔던 근원, 즉 남자에게 끌립니다. 이것이 바로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끌리는 이유입니다.

 

성 대 바실리오스는 남자와 여자, 두 사람 사이에 하느님께서 ‘사랑하려는 힘’을 주셨기 때문에 두 사람은 결혼으로 결합하여 한 몸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결혼을 통해 결합됨으로써 완전한 존재가 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결혼을 통해 '남자는 부모를 떠나 제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루며,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마태오 19,5~6)이 됩니다.

정교회는 결혼에 세 가지 목적이 있다고 가르칩니다.

 

  1. 결혼을 통해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완성되며, 서로 보완하며, 서로 도와가면서, 가정이라는 공동생활 속에서 그리스도의 축복을 받으며 영원한 영광과 왕국을 받기에 합당한 사람들이 되기 위해 영적으로 전진해 나갑니다.
    남편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몸을 바치신 것처럼 자기 아내를 사랑해야 합니다.(에페소 5,25, 28) 아내 역시 인내와 열성으로 남편에게 협조하면서 자녀 출산에 힘쓰면 많은 덕을 얻게 되고 거룩해집니다.(디모테오 전 2,15)

  2. 결혼의 두 번째 목적은, 약혼식의 마지막 기도문에 나오는 바와 같이, 자녀를 낳아 인류의 혈통을 잇는 것입니다.
    자녀를 얻는 것은 하느님의 축복이며 기쁨의 근원입니다. 하지만 자녀 출산이 결혼의 주된 목적도 아니고 유일한 목적도 아니기 때문에 부부의 불임으로 인해 아이를 낳지 못한다 해도 정교회는 그 결혼을 실패한 결혼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미리 알아도 교회는 그 부부의 결혼을 축복해 줍니다. 만일 자녀 출산을 결혼의 유일한 목적으로 생각한다면 교회는 불임부부의 결혼을 축복해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결혼 생활과 자녀 출산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믿는 부부라면 자녀 출산의 문제를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자녀를 낳음으로써 인간은 창조 작업에 있어서 하느님의 동반자가 되며 인류가 지상에서 번성해나가는 데 공헌하기 때문입니다.

  3. 마지막으로 결혼의 세 번째 목적은 윤리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빗나가는 것을 막는 데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내는 첫째 편지 7,1~6에서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기 위해서는 부부들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톰 성인은 그리스도를 믿는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젊은 나이로 인해 음행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른 나이에 결혼을 시키는 것이 좋다고까지 충고했습니다.
    성인의 말씀처럼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몸과 마음의 깨끗함을 지켜감에 있어서 결혼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