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필요성
우리 영혼이 구원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시는 주님의 말씀은 씨앗과도 같습니다. 농부들은 먼저 쟁기로 땅을 고르게 갈아 흙이 잘 섞이게 한 다음 씨앗을 뿌리는데 우리도 이처럼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천상의 씨앗인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기 전에 자신을 갈고닦아 준비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말씀이 우리 안에서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밭은 농부가 쟁기로 갈아 주어야 하고 씨앗도 뿌려 주어야 하는 피동적인 존재인 데 반해서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쟁기로 갈고 흙도 고르고 씨도 뿌릴 수 있는 능동적이고 이성적인 밭과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는 회개를 통해 자신을 갈고닦습니다.
마르코 복음서를 보면 "온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이 요한에게 와서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았다."(마르코 1,5)라고 했습니다.
회개하고 자신을 영적으로 준비하려는 사람들은 바로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했던 그 일, 다시 말해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행위를 먼저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구원의 씨앗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죄를 고백하고 자신을 깨끗한 밭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농부들은 씨앗을 뿌리기 전에 밭을 갈고 그 속에 있는 돌멩이를 집어내고 잡초를 뽑아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이라는 밭을 뒤집어엎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사악한 생각이나 욕망을 모조리 끄집어내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싹이 트고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아담이 타락한 이후 이 세상의 땅에서는 가시덤불과 잡초가 자라게 되었으며 우리 마음속에는 사악한 생각과 부끄러운 욕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수시로 이런 것들을 마음속에서 제거해 내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영적 사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믿음으로 영적 사제를 찾아가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악함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낱낱이 고백해야 합니다. 살아오면서 마음속에 키워 온 죄의 엉겅퀴와 가시덤불을 우리 마음속에서 뽑아내야 합니다.
그러면 영적 사제는 주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실 것을 청원하고 또 우리가 주님과 다시 화해할 수 있도록 축복해 줄 것입니다.
고백성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고백성사는 회개의 시작입니다. 모든 덕의 시작인 회개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영적으로 전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