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성령으로 또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심을 믿으며"
- 신앙의 신조에서 그리스도에 대하여 말하기를 '성령으로... 혈육을 취하시고'라고 하는데 혈육을 취하셨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하느님의 아들께서 하느님이시면서 사람이 되셨다는 뜻이다. - 하느님의 아들께서 혈육을 취하셨다는 사실을 어디에서 찾아 볼 수가 있는가?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요한 1,14)
- 신앙의 신조에서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시어'라고 했는데 왜 거듭하여 말하였는가?
그리스도께서는 단지 육신만 취하시어 사람으로 보일 뿐, 사람은 아니고 신(神)일 뿐이라는 오류를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육신을 취하신 하느님의 아들께서는 사람의 외적 내적 속성을 갖춘 완전한 사람이 되셨던 것이다. - 이 사실에 대해 성서에서 그 증거를 찾아볼 수가 있는가?
디모테오 1서 2,5에서 사도 바울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하느님은 한 분뿐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도 한 분뿐이신데 그분이 바로 사람으로 오셨던 그리스도 예수이십니다." - 사도 바울로는 여기에서 그리스도를 사람이라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그리스도는 인성만 갖고 계셨던 분이신가?
아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신성(神性 Θεία Φύσις)과 인성(人性 άνθρώπινη Φύσις), 즉 양성(兩性)을 갖추셨다. 이 양성은 분리되거나 대립하지 않고 결합되어 있으며, 두 의지(意志 Θέλημα)가 있는 것이다.
- 그리스도에게 양성이 있으니, 그리스도의 위격(位格 πρόσωπο)도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인가?
아니다. 위격은 하나다. 그 위격은 신성과 인성이 결합한 위격이다.
- 신성과 인성이 결합된 그리스도의 위격은 어떤 것인가?
하느님 아들로서의 위격이다. 이 위격은 본래 있던 신성에 육화(肉化 σάρκωσις)로 있게 된 인성이 결합된 위격이다.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하나의 위격과 하나의 본질(本質 또는 本體 ύπόστασις)에서 완전한 신성과 완전한 인성이 결합하였다.
- 그리스도의 한 위격 안에서 어떻게 신성과 인성의 두 속성 결합이 이루어졌는가?
그리스도의 한 위격 안에서 이 두 속성의 결합을 본질적 결합(ύποστατική ένωσις)이라고 한다. 이 결합은 신비스러운 방법으로 이뤄졌으며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 결합 후에도 두 속성은 조금도 변질되지 않고 유지했는데, 이는 서로 섞이거나 거부하거나 용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 신성과 인성, 두 속성의 결합이 분리된 적이 있는가?
전혀 그런 적은 없다. 왜냐하면 두 속성의 결합은 절대로 분리되지 않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결합은 절대로 해체되지 않는 결합이다. - 그리스도의 인성은 신성과의 결합으로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는가?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 신성과 인성은 결합 후에도 각자의 속성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제4차 칼케돈 세계 공의회는 두 속성의 결합으로 어느 한 속성이 변질하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이단으로 단죄하였다. 교회는 이렇게 가르친다. '인성은 그 속성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의지로 이루어진 신성과의 실제적 결합으로 승화되고 완성되고 신화(神化)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신성으로 완전한 신이시며, 그의 인성으로 완전한 인간이시다. 즉 신인(神人)이시다.
성 요한 다마스키노스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주님의 육화되심은 속성이 변화된 것도 변질된 것도 혼합됨도 없이 신성화되신 것이다."
신학자 성 그레고리오스는 이렇게 말한다. "둘 중의 하나는 신성화시켰고(신성), 다른 하나는 신성화되었다.(인성)" -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결합에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그리스도의 위격은 신성과 인성의 결합이며, 그 결합은 서로 혼합되거나 분리되지 않는 결합이다. 그리고 신으로 나타나셨을 때 인간적인 속성이 드러나기도 했고, 또 인간으로 나타나셨을 때 신적인 속성이 드러나기도 했는데 이는 서로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그 위격 안에서 나타났던 것이다.
‘신앙의 신조, 제3조’ -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