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의 부활 성화와 가톨릭교회의 부활 성화가 서로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톨릭의 부활 성화에는 열린 무덤 위에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서 계시고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이 놀란 모습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주로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성서에 나타난 사실은 이와 다릅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셨을 때 무덤은 닫혀 있었고 병사들은 주님의 부활을 보지 못했습니다. 또 주님이 혼자 부활하신 것처럼 그린 가톨릭의 부활 성화는 부활의 깊은 의미를 전해 주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셔서 무덤에서 나오셨을 때, 무덤을 막고 있던 큰 돌은 아직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이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향유를 갖고 간 여인들이 무덤에 갔을 때 큰 지진이 일어나면서 하늘에서 주의 천사가 내려와 무덤을 막고 있던 돌을 굴려냈고, 이 광경에 경비병들이 겁에 질려 까무러쳤습니다. 그리하여 향유를 갖고 간 여인들은 무덤 안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무덤은 그리스도의 몸이 없는 빈 공간 뿐이었습니다. (마태오 28,2~8 참조)
정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신 후 3일 동안 저승에 머무시면서, 힘없는 노인으로 성화에 묘사된 죽음을 누르시고,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 모든 인류의 대표자인 아담과 하와를 각각 당신의 오른손과 왼손으로 잡으시고 무덤에서 끌어 올려 그들에게 생명을 주셨다고 믿습니다. (무덤에 있는 자들에게 생명을 베푸셨나이다) 이렇듯 정교회의 부활 성화는 주님께서 인류를 위해 행하신 가장 복된 사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교회의 부활 성화는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네.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 무덤에 있는 자들에게 생명을 베푸셨나이다"라는 부활 성가를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가톨릭교회의 부활 성화와는 달리 부활하신 그리스도 주변에는 그리스도의 마음에 드는 경건한 삶을 살았던 인물들인 노아, 모세, 엘리아, 다윗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스도 바로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세례 요한이며, 요한은 살아있을 때 세상 사람들에게 구세주가 오실 것임을 예언했을 뿐만 아니라 참수형을 당한 후 저승에 가서도 그곳 사람들에게 구세주가 오실 것임을 알린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