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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우리 마음의 평화 (골로사이 3,15)

생각과 소망과 행동으로 우리 내면에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의 평화 (골로사이 3,15)

(소티리오스 대주교)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골로사이 3,15)

 

평화의 근원은 지난 강론에서도 말했듯이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마르지 않는 근원이신 주님과 친교를 맺는 신자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마음을 다스리게 되는"(골로사이 3, 15 참조) 상급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로나 또는 성서에서 말하는 ‘마음’이라는 단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물론 이것은 육신의 심장이 아니라 영혼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영적인 상태를 말합니다. 영적인 마음은 우리 존재의 중심이며, 자아를 주도하고, 영적 삶이 발전하는 곳이며, 자신이 스스로 선택해 창조주 하느님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들은 평화가 마음의 내면을 다스리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잘 알다시피, 주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평화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소중한 보물이 누군가에게 도난당할 위험이 있는 것처럼, ‘평화’라는 소중한 보물도 도둑맞지 않기 위해서는 잘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위험은 외부적인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순교한 증거자들은 고문 당할 때에도 마음속에 평화를 지켰습니다. 고통스러운 고문으로 그리스도를 변절할 위기에 처했지만, 마음의 평화를 통해 극복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위험의 원인은 마음의 내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거짓 증언, 모독과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마태오 15,19)

 

치명적인 영적 악성 바이러스들이 우리 마음에 들어오게 되면, 평화는 이런 바이러스와 공존할 수 없음으로 마음을 떠납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위험한 상황은 어떻게 다가오는 걸까요? 처음에 유혹은 교활한 생각이나 음탕한 욕정 그리고 죄책감을 외면하는 온당치 못한 행동을 하라고 마음의 문을 두드립니다. 이때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신 영적 눈인 양심은 위험을 감지하고 꾐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마음에 알려줍니다. 깨어있는 양심의 음성이 울려 마음과 일치하면 위험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유혹을 받더라도 마음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면 평화가 남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내면의 양심을 무시하고 죄를 받아들이면 하느님의 평화는 사라집니다.

 

모든 희망은 한 번의 실수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내면의 영적 투쟁으로 영혼이 겪은 소용돌이가 끝나고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걸어가고자 한다면, 평화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왜냐하면 평화를 주시는 주님은 회개한 신자에게 은총을 주실 것이기 때문에 죄의 욕정이 극복되고 두려움과 용기를 잃게 되는 것이 해결되어 어려운 삶의 상황에서 힘과 인내와 용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를 주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주님을 신뢰한다면 우리는 강한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영원한 내면의 평화가 보장됩니다. 따라서 영혼과 양심은 진정되고 자신과 화해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짜증을 내지 않습니다. 일부 사람처럼 '불운'으로 받아들이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마음은 기쁨과 성령의 각종 열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은 하늘의 문이 열려 기도를 드리면, 하느님의 환영을 받고 자비로우신 주님께서 뜻에 따라 소원을 이루어 주실 것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마음에 평화를 가진 사람은 여기에서부터 천국의 행복을 미리 맛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항상 우리 마음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므로, 우리 안에서 평화를 쫓아내는 모든 영적 악성 바이러스가 마음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과 소망과 행동으로 우리 내면에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귀중한 선물인 평화를 성령께서 우리 각자에게 내려 주시기를 자주 간구합시다. 우리가 청원하는 이 평화는 사람에게 유익한 영향을 주고, 너무도 중요하며 우리의 이성으로는 제대로 이해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실 것입니다."(필립비 4,7)

 

특히 나는 성찬예배와 각종 예식에서 집전자가 평화를 청원하는 기도를 할 때, 여러분이 주의를 기울이고, 무관심하게 지나쳐 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평화에 대한 기도를 드릴 때는 우리의 마음에 와닿게 같이 기도를 드리고, 열정적인 생각과 믿음으로 동참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성찬예배에서 집전 사제가 "평화로운 마음으로 기도드립시다."라고 연도할 때, 우리는 영적인 힘으로 무장을 하고 혼란이나 불안을 가져오는 다른 생각을 멀리하고 하느님께 경배를 드리는 그 거룩한 시간에 행해지는 예식에 심혈을 기울여 참여합시다. 

그리고 사제가 "모든 이에게 평화"라고 축복하면,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여 응답하여 마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직접 평화의 은총을 주시는 것처럼 받아들입시다. 

매일 드리는 기도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도도 드립시다. "주님, 주님께서 우리에게 평화를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이사야 26,12)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