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믿는다면 모든 것이 확실하다'
(아타나시아 봉사자)
수십 년 전에 이름난 루마니아계 프랑스인 극작가인 유진 이오네스코(1909-1994)가 처음으로 아토스산을 방문하였다. 몇 년 뒤 그는 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신문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밝혔다.
“나는 정교 가정에서 태어났고, 25세에 처음으로 파리에서 살았다. 아토스산을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무엇보다도 정교회 안에서 수도생활과 아토스산의 중요성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 고백성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수도 사제를 찾아갔다. 내가 무엇을 고백했던가? 하느님에 대한 지식이 없이 세속적으로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흔한 죄였다. 내 고백을 듣고 나서 신부님은 말씀하셨다.
- 그리스도를 믿습니까?
- 네, 신부님, 저는 믿습니다. 더구나 전 세례받은 정교 그리스도인입니다.
- 사랑하는 자녀여, 그리스도가 하느님이며 온 세상을 창조하신 분임을 온전히 받아들입니까?
-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진심으로 대답해야할 질문을 누군가 제게 한 것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곧, 세상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이 저와 관련이 있으며, 제가 그분과 인격적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신부님, 저는 믿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제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 만일 자네가 참으로 믿는다면, 모든 것은 확고하며 변치 않는다네.”
이 일로 말미암아 이오네스코는 신앙으로 돌아섰으며, 유명한 극작가로서 아주 나이가 많아져서도 경건하고 깊은 신앙심을 지닌 정교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다. ‘당신이 참으로 믿는다면 모든 것이 확실하다’는 신부님의 말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추상적 이론이나 ‘공허한 말’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인격이신 분으로서 나의 창조주이며 구원자이신 분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순종을 뜻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은 그저 말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의식적인 회개의 행위이고, 계속해서 그리스도의 뜻과 그분의 교회로 되돌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