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그리스도인의 가정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가정에는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가 없고 거기서는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의 가정


마태오 복음 9장에는 예수님이 침상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중풍 병자를 고치신 기적이 기록되어 있다. 그 중풍 병자는 죄 때문에 아마도 방탕한 생활 때문에 몸도 가누지 못하는 병자가 된 듯하다. 그래서 그는 길 한 모퉁이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의 동정이나 구하면서 목숨을 부지해 왔을 것이다.

이런 그를 사람들은 주님 앞에 데리고 간 것이다. 온갖 고생을 다 하며 지붕을 뚫기까지 하면서 예수님 앞에 바짝 가져다 놓았다.(마르코 2,4) 얼마나 훌륭한 일인가!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그의 죄를 용서하시고 병을 고쳐 주셨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그리스도인은 병든 사람들을 영적으로나 육적으로도 구세주 그리스도에게 인도하여 거기서 구원을 받게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주님께서 사람들이 데리고 온 중풍 병자에게 치유의 은혜를 내리시고 그에게 이렇게 명령하셨다.

“일어나... 네 집으로 가라.”

 

주님께서는 그의 죄를 용서해 주심으로서 그를 영적 육적으로 치유해 주시고 불구의 몸이 일어나 걷게 하셨다. 그리고는 맨 처음으로 하신 명령이 '네 집으로 가라'라는 구원의 말씀이었다.

 

'네 집'이 어떤 곳인가?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 집이 있다. 자기 집은 자기가 태어난 곳이고 거기서 사람은 성장하며 살아간다. 거기에는 자기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거기서 식구들과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살아간다.

이런 그의 집에 가라고 하신 것이다. 그의 집은 또 그가 아팠을 때 그의 병을 시중들며 고치기 위해 고생했던 사랑하는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그런 집이다. 이제 그는 그 집에 돌아가 식구들에게 기쁨을 주고 그들을 돌보며 일을 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항상 가정을 소중히 여기셨다. 그래서 사도 바울로도 “만일 어떤 사람이 자기 친척,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않는다면 그는 벌써 믿음을 버린 사람이고 비신자보다도 못한 사람이다”(디모테오 전 5.8)라고 하셨다.

 

병의 고침을 받은 그는 자기 집에서 병의 고통 속에서 얻은 교훈과 믿음의 은혜를 그의 식구들과 친척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증언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새 삶을 살 게 된 것이다.

 

중풍 병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곧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이 되고 그리스도 신자가 해야 하는 의무로 돌아가는 것이 된다.

주님께서 오늘 “일어나 네 집으로 가라”고 하신 말씀은 그때의 그 중풍 병자에게만 하신 말씀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앓고 있는 영적 중풍 병자에게도 하시는 말씀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주님께서 그렇게도 성스럽고 소중하게 돌보라고 하신 그 가정을 소홀하게 다루고 있는가!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가정에는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가 없고 거기서는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도 우리 각자가 먼저 하느님을 증언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가정을 이루고, 영적으로 중풍에 걸린 우리 형제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가서 그의 집으로 돌아갈 치유를 받게 함으로써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하고 찬양케 하여야 할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