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니나 준사도(1월 14일)
이베리아에 끌려온 포로
성인은 대순교자 게오르기오스의 친척이며 한 지역을 담당하는 지휘관인 자불론(Zabullon)이라는 사람의 외동딸로서 소아시아의 갑바도기아에서 태어나 콘스탄티노스 대제의 통치 시절에 생존하였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성서를 연구하는 가운데 자란 성인은 이베리아인들(Iberians, 나중에 이들은 그루지야인[Georgian]이라 불리게 된다.)에게 붙잡혀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의 코카사스 국경에 있는 그들의 영토로 끌려갔다. 그 당시까지도 이들은 우상들과 불을 숭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성인은 방해받음 없이 자신의 신앙과 고행 생활을 계속해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대담하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었다.
이윽고 이베리아 왕국의 수도인 므츠케타(Mtskheta)에 다다른 성인은 거대한 삼목(杉木)의 발치에 펼쳐진 아름다운 정원 안에 있는 작은 오두막집에 기거하였다.
하느님이 베푸신 기적들
오래지 않아 그 도시의 한 귀부인이 병을 앓고 있는 자기 아들을 고쳐주길 성인에게 탄원하였다. 침대에 누운 귀부인의 아들을 위해 기도하자 그의 병이 곧 나았다.
이 소문은 곧 왕비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당시 왕비 또한 치료할 수 없는 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열렬한 우상숭배자인 왕비는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한 모든 노력이 헛되이 실패하자 마침내 성인을 찾아와 하느님께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성인은 포도나무 줄기로 만든 십자가로써 왕비를 향해 십자 성호를 긋자 왕비는 병이 씻은 듯이 나아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리스도를 믿노라고 고백하였다.
왕과 모든 백성의 개종
그러나 왕비의 기적적인 치유를 전해 들은 왕 미리안(Mirian)은 그 사실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숲속 깊숙이 들어가 사냥을 하던 왕은 갑자기 짙은 구름에 휩싸이게 되었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신이 믿던 신들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자 왕은 곧 니나 성인이 믿는 하느님께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곧 구름은 걷혔고, 왕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 도시로 돌아온 왕은 곧 모든 이베리아인이 세례를 받게 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리고는 콘스탄티노스 황제에게 사신을 보내어 주교와 사제를 보내주도록 요청하였다. 그리하여 이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백성이 우상숭배에서 돌아서 하느님을 믿게 되었다.
그 후로도 성인은 가까이에 있는 또 다른 지역들을 돌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였고, 많은 개종자를 얻었다. 성인은 이 모든 일을 다 마친 다음 왕과 그 신하들, 성직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로이 안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