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판소피오스 순교자 (1월 15일)
총독의 아들
성인은 3세기 중반 데키오스(Decius: 로마제국의 34대 황제. 201-251 생존, 249-251 재위) 황제의 통치기에 알렉산드리아에서 살았다. 매우 부유한 총독이었던 아버지 닐로스(Nilus)는 성인에게 세상의 학문과 교회의 가르침 모두를 배우게 하였다.
그런데 성인은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복음에 표현된 덕(德)들을 잘 갖추었으며, 이로써 성인의 내면으로부터 이런 덕의 빛들이 밝게 빛났다. 아버지가 사망하자 성인은 자신의 재산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는 사막으로 들어가 은둔자로 살았다.
그곳에서 27년을 살면서 성인은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일 말고는 다른 어떤 세속적인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고문과 증언
이교도들은 당시 알렉산드리아의 총독이며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아우구스티아노스에게 성인을 고발하였다.
재판관 앞에 선 성인은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선언하고는 우상숭배의 어리석음을 지적하였고, 이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성인의 증언에 반박할 능력이 없는 재판관은 고문하는 이들에게 태형(笞刑)을 가하도록 명령하였다.
그러나 고문을 당하면서도 성인은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신앙을 다시 옹호하기 시작하였고, 신학적 토론을 제안하기까지 하였다.
모여있던 사람들의 압력이 거세어지자 재판관은 마침내 성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성인은 한 하느님이시며 온 우주의 창조주이신 분에 대한 자신의 신앙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마지막 순교
다시금 감옥에 갇힌 성인은 계속해서 신앙을 찾는 이들을 가르쳤으며, 마침내 풀려나자 제자들과 함께 황량한 곳에 있는 자신의 동굴로 되돌아갔다.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에 당황한 총독은 군인들을 보내 모두를 살해하고는 동굴에 불을 질러버렸다. 이리하여 성인과 그 제자들은 순교의 관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