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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교회와 질병

 

 

교회와 질병

(소티리오스 대주교)


환자의 건강과 치료를 위해서 드리는 기도는, 성찬예배뿐만 아니라 신자들과 함께 드리는 여러 예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성찬예배 중에 주기도문을 다 같이 드리고 나서, 집전자는 주님의 거룩한 몸과 피가 축성된 후에 주님께 "병자를 낫게 해 주시는 주여, 주님은 영혼과 육신의 의사이시나이다"라고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예배를 드릴 때마다 그리스도 교인들을 위해 질병의 치료와 우리 구원을 위해서 자주 이런 기도를 드립니다.

 

각종 예식에는 여러 번 반복해서 드리는 건강을 위한 짧은 기도 문구가 있으며, 특별히 환자들을 위해 올리는 기원 의식도 있습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위급한 환자를 위해서 교회는 성유성사를 드립니다. 예수님의 형제인 성 야고보 사도는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앓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교회의 사제들을 청하십시오. 사제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고 그를 위하여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믿고 구하는 기도는 앓는 사람을 낫게 할 것이며 주님께서 그를 일으켜주실 것입니다. 또 그가 지은 죄가 있으면 그 죄도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야고보서 5,14~15)

실제로 이렇게 성유성사를 통해서 교인들의 병이 낫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믿음으로 당신께 다가오는 환자들을 고쳐주셨던 것처럼 주님께서 자비를 베푸시는 일은 성유성사를 통해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병에 걸려서 거의 죽음에 이른 환자들이 기적적으로 치유를 받은 수많은 예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이러한 예들은 우리도 확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자신(소티리오스 대주교)도 성유성사를 통해서 기적적으로 병이 나은 적이 있는 예도 포함됩니다.

 

물론 아플 때 우리는 구약성서에 언급된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서, 증상에 따른 담당 전문의를 찾아서 그의 치료에 따르고, 의사가 우리에게 처방해 주는 약을 먹습니다. "의사를 존경하여라, 너를 돌봐 주는 사람이요, 또한 주님께서 내신 사람이기 때문이다. 병을 고치는 힘은 지극히 높으신 분으로부터 오며 의사는 왕으로부터 예물을 받는다."(집회서 38,1~2)

자신의 신념이 강한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기도해서 건강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환자로서 올바른 마음가짐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자신만의 ‘자만심’에 사로잡힌 위험한 생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적으로 그는 의사에게 가는 다른 환자들보다 자신이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택하신 자신만이 특별한 대우를 받아 나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환자들은 건강 상태가 더욱더 나빠지고, 결국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건강을 되찾기에 너무 늦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자신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 야고보 사도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이렇게 권고하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서로 남을 위하여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모두 온전해질 것입니다. 올바른 사람의 간구는 큰 효과를 나타냅니다.” (야고보서 5,16)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의사와 처방 약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하느님으로부터 모든 것이 오도록 기다리는 것은 도리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어도 가망이 없을 때 개입하십니다.

 

특히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경우에는 의학에서 제공하는 치료를 받으면서 성 야고보의 말씀대로 주저하지 말고 집으로(또는 허락된다면 병원에서) 사제가 방문하여 성유성사를 거행해주시도록 요청합시다. 사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모든 환자가 기도와 성유성사를 통해서 치유됩니까?'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합니다. 그러고 나서의 결과에 대해서는 하느님의 사랑에 신뢰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지상에서의 삶을 어느 시점에는 떠납니다.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뜻을 받아들입니다. 사도 바울로가 모범을 보이신 것처럼 말입니다.

사도 바울로는 고통스러운 질병에 시달리고 있을 때 가시가 몸을 찌르는 듯한 아픔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이 고통을 거두어 달라고 뜨겁게 기도를 드렸을 때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너는 이미 내 은총을 충분히 받았다."(고린토 후 12,7~9 참조) 사도 바울로의 병은 낫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병을 통해서 사도 바울로는 영적으로 유익을 얻었습니다.

 

심각한 질병을 앓았고 마침내 70세의 나이로 암에 걸려 안식한 빠이시오스 근대 성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인께서 세상을 떠날 무렵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아십니까? "내 병이 나에게 준 유익한 만큼도 나는 내 인생에서 했던 기도, 금식, 철야 예배 및 기타 등 모든 영적 단련으로부터 유익을 얻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우리가 질병과 고통에 직면할 때 하느님의 섭리에 인내하고 확신을 가진다면 주님의 풍성한 은혜를 받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끝까지 참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오 10,22)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성찬예배에서 거룩한 선물이 축성된 후에는, 제단 위에 놓인 거룩한 몸과 거룩한 피와 함께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앞에 실제로 나타나십니다. 이 순간이 바로 각자가 가족의 건강을 위해, 병자들의 치료를 위해, 그리고 특별한 기도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면서 기도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사제는 교인들에게 필요한 여러 다양한 내용의 기도를 한 후에 "또한 우리 각자가 이 순간에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기억하소서"라고 연도합니다. 이렇게 집전자는 이 순간에 교인들이 기도드리는 모든 사람을 집전자의 연도에 포함시킵니다.

우리를 유익하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성찬예배가 거행될 때 온 마음을 다해서 참여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