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신년사
(한국 정교회 교구장)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의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께서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직후 우리는 새로운 해의 시작을 경축합니다. 매년 새해의 첫날은 무엇보다, 지상에서의 우리의 삶에 새로운 해를 한 번 더 선사해 주신 주님의 관대한 선물에 대해 자애로우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리는 시간입니다.
또 새해 첫날은 개인으로서뿐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로서 올 한해 영적으로 노력해서 성취해야 할 특정한 목표를 세우기에 적합한 때이기도 합니다.
이 지구에 살면서 지구촌에 속해 있는 우리 모두는 치명적인 전염병의 영향으로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많은 문제들, 이를 테면 육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 경제적 위기, 주변 사람들을 잃은 슬픔과 우울증 등은 우리 주변의 많은 이들이 겪는 여러 고통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각자도 개인적인 문제나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사회를 괴롭히는 문제에 대해 무관심한 관찰자로 남아 있지 말고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해 주시고 악마에게 짓눌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신” (사도행전 10:38) 자애로우신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주님을 본받아 주님의 자선 사업에 동참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기도뿐 아니라 실천적인 자원봉사를 통해, 슬프고 절망적인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병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약자들을 지원해주는, 우리 주변인들의 “이웃”이 되도록 합시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신의 작가는 우리가 우리 형제들에게 도움을 줄 때 하느님께서 기뻐하고 좋아하신다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기술합니다. “좋은 일을 하고 서로 사귀고 돕는 일을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이런 것을 제물로서 기쁘게 받아 주십니다.” (히브리 13:16)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성인께서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며 우리 모두가 자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권고하십니다. “신자에게, 또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자에게, 이웃을 돌보고 이웃의 구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특징적인 것은 없습니다.” (겸손에 대해, 설교 8, ΕΠΕ 30:288)
자선활동 또는, 오늘날 소위 말하는, 이타적인 자원봉사는 빛과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서 되길 원하시는 빛 말입니다. (마태오 5:14) 이타적인 자원봉사가 빛과 같은 이유는,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빛의 근원이시며 참 빛이신 그리스도에 대해 가르쳐주고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의 자원봉사는 우리가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마태오 5:16) 우리 주변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양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발견한 것들과 말들에만 머무르지 말고, 주님께서 축복으로 베풀어주신 이 새로운 해에 개인적 차원으로서 또 모두 함께 교회의 몸으로서 우리 이웃을 위한 선한 일과 정신적 육체적 지원에 힘을 써야겠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열고 사랑의 마음으로 영적, 물질적 도움을 모두에게 차별 없이 제공합시다. 우리의 고통스럽고, 근심하고, 절망하는 형제에게 하느님의 현존의 “조용하고 여린 소리”(열왕기상 19:12)가 됩시다. 그리고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셔 주실 것입니다.”(II고린토 13:11)라는 말씀에 확신을 가집시다.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님과 모든 성직자들과 협력자들을 대신하여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과 온 세상에 축복되고 기쁜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모두 축복된 새해 보내세요!
주님 안에서 큰 사랑의 마음으로
✝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