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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악령의 유혹과 그 유혹 방법들

"우리가 그리스도와 결합하면 아무 것도 두려워 할 것이 없습니다."

 

악령의 유혹과 그 유혹 방법들

(소티리오스 대주교)


대사순절 기간에 우리가 드리는 거룩한 예배인 석후대과, 미리축성된 성찬예배에서, 그리고 오늘 복음말씀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은 사악한 존재의 공격으로부터 하느님의 보호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주기도문에서 우리가 따라할 수 있도록 모범을 알려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우리가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원”(마태오 6,13)해 달라고 간청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혼자 힘으로는 사악한 존재를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하느님의 보호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사악한 존재는 누구입니까? 원래 그 이름을 ‘루시퍼’라고 하는데, 그 말뜻은 ‘빛’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를 빛의 대천사로, 그리고 모든 천사군단들의 지도자로 창조하셨고, 그 외에 다른 아홉 천사단도 창조하셨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루시퍼는 이기심과 자만심 때문에 자신의 천사단과 함께 하느님께 대항하였고, 결과적으로 하늘로부터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는 하느님과 관계를 끊고 사악한 악마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탄은 하느님의 원수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물들, 특히 사람에게 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행복을 부러워하여, 사악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낙원으로부터 멀어지게 꾀었고, 그것에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하느님의 사람들에게 대항하고 공격하기를 지금도 그만두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처음부터 살인자”(요한 8,44)라고, 또 여러 가지 이름으로, 사악한 자, 악마, 사탄으로 특징지어 부르고 있습니다. 사탄은 사람이 하느님과 친교를 가지는 것을 계속해서 방해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사탄은 사람들의 마음에 유혹을 불러일으켜 죄에 빠지도록 해서, 사람들을 하느님으로부터 단절시키려고 애씁니다. 때때로 이러한 유혹은 저항하기에 너무 강력합니다. 사도 바울로는 이러한 유혹들을 “악마가 쏘는 불화살”(에페소 6,16)이라고 특정해서 불렀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베드로1서 5,8)라고 기록하였습니다.

어떤 때는 악마는 처음에는 작고 대수롭지 않아 보입니다. 악마는 그의 유혹이 작고 해를 끼치지 않는 개미 같은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이 작은 개미 한마리가 사람에게 무슨 해를 끼칠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하지만 사람이 이 개미 같이 작은 유혹도 받아들이게 되면 그것은 거대한 사자처럼 변해버립니다. 이처럼 큰 죄로 변하게 되면 사람은 용서받을 수 없을지 모를 너무나 무거운 죄를 짓게 됨으로써 절망감과 우울증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거룩한 교부들께서는 악마를 “개미 같은 사자”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결국, 사악한 존재는 그림 그리는 화가처럼 아름다고 매력적인 색을 써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악한 존재가 쓰는 방법이 또 더 있는데, 사람이 죄를 저질러도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 죄를 부끄러워 할 것 없다고, 괜찮다고 설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사람이 죄를 지은 후에는 사탄은 죄지은 사람들에게 창피를 주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알려버립니다.

우리는 유명한 사람들이 저지른 스캔들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또 사악한 존재가 사람을 속이는 다른 방법이 더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탄도 빛의 천사의 탈을 쓰고 나타나지 않습니까?”(2고린토 11,14) 포기를 모르는 사탄은 직접 그리스도를 유혹했고, 주님에게 사탄을 경배하라고(마태오 4,9)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모든 영적 싸움의 기술을 악마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하려고 합니다. 능숙하게 위장술을 써서, 사람들로 하여금 악마는 없다고 믿게 만들 뿐만 아니라, 악마에 대해 말하는 것은 모두 실재가 아니라 환상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믿게 만들려고 합니다. 악마는 온갖 악랄한 속임수를 다 써서 사람들을 멸망시키려고 할 것입니다.(2데살로니카 2,10 참조)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악마는 거짓말쟁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이기 때문이다.”(요한 8,44)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들로부터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악마는 매우 위험하며, 세상의 지배자인 것처럼 보이길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어야할 것은 사탄의 힘은 무한하지도 영원하지도 않다는 사실입니다. 사탄은 자신의 힘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다른 악한 영들과 함께 하느님에게 영원히 단죄 받게 될 것입니다.(2베드로 2,3, 요한묵시록 20,10 참조)

 

사탄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이기셨습니다.(마태오 4,1~11 참조) 오늘 복음말씀에서 언급하고 있는 악령에 사로잡힌 아이의 경우처럼 주님은 사람들을 억압하던 사탄을 이기셨습니다.(마르코 9,25~27) 또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사탄을 이기셨습니다.(골로사이 2,15) 바로 이것이 주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이었습니다: “악마가 저질러 놓은 일을 파멸시키려고 하느님의 아들이 나타나셨던 것입니다.”(1요한 3,8)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그리스도와 결합하면 아무 것도 두려워 할 것이 없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성인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고 성당을 나올 때, 우리는 불을 뿜는 용맹한 사자와 같이 되어서 악마를 두렵게 만듭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말씀을 통해, 악마에 대항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두 가지 무기인 “기도와 금식을 하지 않고서는 악령들을 쫓아 낼 수 없다.”(마르코 9,29)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파멸하는 사탄의 공격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이 거룩한 대사순절 기간에 더 열렬한 마음으로 기도와 금식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