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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이 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요르단 강의 세례터

 

신현 축일에 거행되는 대성수식의 의미는 무엇이고, 또 이때 축성된 성수는 어떻게 사용되나요?

 

1월 6일에 기념되는 신현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것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절에는 신현 축일에 각 성당에서 예비 세례자들이 단체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사제들은 단체 세례식을 거행하기 전에 먼저 세례용 물을 축성하는 특별 성수식을 거행했고 뒤이어 그 축성된 물에서 세례식이 거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단체 세례는 줄어들고 점차로 유아 세례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신현 축일에 물을 축성하는 대성수식 전통은 계속 이어왔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예식이었던 성수식에 구약과 신약의 성서 구절들과 성가들 그리고 질병의 치유와 같은 기적을 언급하는 기원문들이 첨가되면서 지금의 대성수식의 모양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신현 축일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것과 이때 성 삼위 하느님이 동시에 현현하신 사건을 기념합니다. 하느님이시자 인간이신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을 받아들인 요르단 강의 물은 거룩해졌습니다. 그래서 대성수식의 트로파리오는 "오늘 물의 속성이 거룩해지도다."라고 노래합니다.

마찬가지로 세례를 받으시는 주님의 모습이 새겨진 거룩한 십자가로 축성되는 물 또한 거룩해집니다. 사제는 거룩한 십자가로 물을 축성하면서 "사람의 벗 되시는 임금이시여, 어서 오사 주의 성령을 부어 이 물을 거룩하게 하소서."라고 기원합니다. 물을 거룩하게 해달라고 주님께 간청하는 이유는 대성수식의 기원문에 나타난 바와 같이 "죄를 사하고, 질병을 낫게 하며, 악마를 소멸시키게 하며 … 원수의 세력이 범접치 못하게 하시고 … 영혼과 육체를 정화시키고, 육욕을 고치며, 자기 집을 성화하기… " 위해서 입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합당한 영적인 준비와 육체적인 준비를 한 후에 신현 축일에 성당에 와서 축성된 성수를 마실 뿐만 아니라 그 성수를 병에 담아 집으로 가지고 가서 한 해 동안 보관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보통 물은 몇 주만 지나도 변해서 탁해지고 맛도 이상해지는데 대성수식의 물은 일 년 동안 아니 훨씬 더 오랫동안 보관해 두어도 조금도 변하지 않고 마치 금방 샘에서 떠온 물처럼 맑고 투명하다는 사실입니다.

 

신현 축일 대성수식이 끝난 후 집으로 가지고 간 성수로 우리는 온 집안 가게나 사무실 등을 축성하며, 남은 물은 성화를 모셔둔 거룩한 장소에 안전하게 보관합니다. 그리고 아플 때나 주일이나 축일에 중대한 사유로 성당에 갈 수 없을 때 식전에 기도를 드린 후 이 성수를 마십니다. 어머니들은 대성수식 성수의 의미에 대해 자녀들에게 설명해 주고 특별한 경우에 자녀들이 이 성수를 마시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교회에 규칙적으로 갈 수 없는 연로한 노인들에게도 대성수식 성수는 유용합니다.

우리 모두 대성수식의 성수를 영혼과 육신의 건강을 위해, 마귀의 유혹에서 보호되기 위해, 욕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 사용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