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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테오시스'란 무엇인가?

 

정교회 서적에서 ‘테오시스’란 단어를 자주 봅니다. 무슨 뜻인가요? 사람이 하느님과 동등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인가요?

 

'테오시스'가 무슨 뜻인지 알기 위해서는 창세기 1장으로 돌아가 봐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 또 집짐승과 모든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하시고,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 내셨다."(창세기 1,26~27)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이란 눈에 보이는 육체가 아니라, 지성, 이성, 영적 능력, 자유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능력들을 말합니다. 이러한 능력을 창조의 선물로 받은 인간은, 이 능력들을 선용하여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항상 하느님과 교제하며 삶으로써, 마침내 '테오시스'*(신화)에 이르게 되고 하느님과의 영원한 연합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인간은 자유 의지를 잘못 사용하여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죄의 나락에 빠졌고, 그래서 하느님과 교제하는 그 기쁨을 잃어 버리고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크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의 아들을 보내시어 사람이 되게 하셨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무덤에서 부활하시고, 승천하게 하심으로써 구원의 길을 다시 열으셨습니다. 이제 우리를 위해 이 모든 것을 행하신 하느님의 아들을 믿으면, 우리는 다시 하느님과 교제하고 연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알렉산드리아의 총대주교이셨던 아타나시오스 성인은 "인간이 신이 될 수 있게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셨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인성을 수용하시어 인간의 영혼과 함께 인간의 육체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믿음을 가지고 주님께 다가가는 이들은 성 사도 바울로께서 "그리스도로 인하여 세례 받은 자들은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었도다."(갈라디아 3,27)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세례성사를 통하여 주님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성찬예배 때 주님의 몸과 피를 영하는 성체성혈성사를 통해서, 이 연합은 더욱 공고해지고 완전해집니다. 성체성혈성사 전 기도문에서 "하느님의 몸이 나를 깨끗하게 하고 살찌게 하는도다. 놀랍게도 내 영혼을 정화하시는도다"라고 고백하고 있듯이 말입니다. 주님 교회의 이러한 성사들과 우리 각자의 영적 투쟁을 통하여 우리가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그 무엇보다도 기뻐하시고 강복하십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야 될 것은 '테오시스'라는 것이 인간이 본성이 변하여 하느님이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은 오직 한 분이십니다. 오직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의 하느님만이 본성에 있어서 참된 신이십니다. 

인간은 다만 인간이라는 본성은 변하지 않지만, 하느님께서 온갖 신적인 은총과 선물로 인간을 덧입혀 주실 때, '테오시스' 즉 신과 같은 거룩하고 고귀한 존재가 됩니다. 이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 대 바실리오스가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은총으로 신화(테오시스)된다."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입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테오시스'(신화)는 성령께서 주시는 거룩한 선물이요 은총이며,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하느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테오시스'라는 최고의 지복, 최고의 하느님의 은총을 누리기에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고행, 눈물, 희생과 끊임없는 기도를 통하여 영적으로 투쟁하기를 바라십니다. 

성인들은 바로 그러한 영적 싸움을 경주한 사람들이었고,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믿음과 사랑을 '테오시스'라는 최고의 선물로 보상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