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느님을 믿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나쁜 것입니까?
만약 하느님은 믿지만, 교회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부모님을 사랑하고 신뢰하지만, 부모님을 만나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부모님을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부모님 말씀을 잔소리로 흘려듣고, 부모님과 같이 한 식탁에서 먹는 것을 귀찮아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서 교회의 한 구성원이 됩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한 지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하느님의 집입니다. 거기서 매 주일, 그리고 매축일 때마다 성찬예배가 거행됩니다. 이 성찬예배 때 거룩한 감사의 성사가 이루어지며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영하게 되는 것입니다.
야고보 사도가 말한 것처럼 믿음에는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야고보 2,20 참조) 그리스도께서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요한 6,56) 교회에 가서 성찬예배에 참석하고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될 수도 없고 영적인 생활을 할 수도 없으며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교회에 가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직접 세우셨고 우리를 마귀와 죄와 세상의 악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천국으로 인도해 주는 방주가 아닌가요?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같이 모이는 일을 폐지하지 말고"(히브리 10,25)라고 권고했고, 시편의 저자는 “모두 다 모여 하느님을 찬양하여라."(시편 68,26)라고 말한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거룩한 감사의 성사를 무시하고, 혼자서 하느님과 직접 교통하겠다고 한다면,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같은 몸을 이루고 있는 지체들 즉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친교를 거부한다면, 그는 결코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교회의 신자라는 것은 하느님 나라의 거룩한 시민이 되었다는 것이고, 하느님의 가족의 한 구성원이 되었다는 것이며,(에페소 2,19 참조) 그리스도인 형제들의 공동체에 속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자기만의 하느님을 믿겠다는 것처럼 공허한 것은 없습니다.
교회와 신자 간의 교제를 떠나서, 자기 자신, 자신의 문제, 자신만의 기쁨, 자신만의 방법을 추구하는 것은, 하느님을 올바르게 믿는 데 방해가 될 뿐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각자를 부르셨지만, 또 공동체 안으로 부르셨습니다. 이렇게 교회는 삼위일체의 신비로 가득 찬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개성의 인격들이 만나 하나의 유기적인 그리스도의 몸을 형성하는 이 교회의 신비를 모르는 사람은 삼위일체 하느님도 알 수 없고, 이 교회의 거룩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거룩한 삶을 살 수가 없습니다.
성직자들은 집전하고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아름답고 경건한 성가를 부르는 이 거룩한 성찬예배와 성사와 예식들을 통해서 우리의 영혼은 더 쉽게 하느님께 올라가고 거룩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공동체 예배를 통해서, 또 성모님과 성인들과 우리 신자 간의 중보를 통해서, 우리는 사탄의 공격과, 우리 자신의 욕망을 이길 수 있는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 죄악과 욕망의 망망대해를 혼자 힘으로만 건널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에게 성모님, 성인들, 그리고 신자 간의 친교가 필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