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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생각에 대처하기

 

생각에 대처하기

소티리오스 대주교


우리 교회의 만과에서 머리를 숙이고 드리는 기도는 다음과 같은 기원으로 마무리됩니다. “주 우리 하느님, … (우리를) 마귀의 역사에서 보호하시고, 헛된 생각과 악한 기억을 하지 않게 하옵소서.”

악마 같은 행동, 명상, 악한 생각과 기억은 그리스도인의 영혼과 몸을 감염시키려고 합니다. 이 기원은 다양한 표현을 통해 매일 우리 교회의 거의 모든 예식에서 반복됩니다.

 

우리 교회에서 드리는 이 모든 기원들은 악마가 심어놓는 악한 행위들로부터 신자들이 보호받으면서 신실하고 순수한 생각을 잃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또한 하느님 은총에 의해 비추어진 생각(logismos)이 우리의 사고와 결정과 모든 행동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교회가 이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하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은 어려서부터 악한 마음을 품게 마련”(창세기 8:21)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악한 생각을 길들이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 증거는 성체성혈 받기 전에 읽는 기도문 가운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여, 나는 지금 당신의 성당 문 앞에 와서 서 있으나, 여전히 악한 생각들이 나를 괴롭힙니다.”(다마스커스의 성 요한 성인의 기도문 중에서)

 

이러한 생각(logismos)이 일으키는 문제는 모든 신자들의 정신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누군가가 본인의 육신으로는 그 어떤 육체적인 죄를 짓지 않았을 수 있을지라도, 마음과 뜻으로는 그러한 생각을 품었다면 그것은 그 죄를 지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든지 여자를 보고 음란한 생각을 품는 사람은 벌써 마음으로 그 여자를 범했다.” (마태오 5:28)

 

그렇다면, 악한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한 가지 원인은 인류의 첫 조상 아담과 하와가 타락한 이후 모든 인간에게 남아 있는 악에 대한 성향입니다. 주님은 사람의 마음이 헌신과 사랑으로 하느님께 바쳐지지 않으면, 그 마음에서는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거짓 증언, 모독과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 온다고 우리에게 밝히 일러주셨습니다. (마태오 15: 19) 인간의 욕망/정욕은 죄악된 생각에 의해 만들어지고 자라납니다.

 

두 번째 원인은 사악한 악마입니다. 곧 사람의 기질을 이용하여 그 사람의 연약함을 찾아 악한 생각을 심어 넣는 악의 원리 때문입니다. 그러면 곧바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하면 악한 생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까?

교회의 거의 모든 교부들이 악한 생각을 다루는 문제에 관해 연구하였습니다. 교부들의 글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이 주제에 관한 많은 영적 자료를 얻습니다. 그들의 귀중한 영적 경험을 요약하면, 시간 관계상,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들이(logismos) 우리에게 가까이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우리가 그것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까마귀가 우리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우리 머리 위에 둥지 짓는 것은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떤 악한 생각이 들 때, 그것이 아무리 더러운 생각이어도, 우리가 마음속에 받아들이지 않고 바로 쫓아내 버리면, 우리는 죄를 짓지 않게 됩니다.

 

- 우리 영혼에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은총을 몰아내는) 이기심과 교만이 있을 때 악은 우리 영혼이 보호받지 못한 채 있는 것을 보고, 와서 악한 생각을 심어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이제 그것을 몰아낼 수 있는 것은 오직 겸손뿐입니다.

 

- 사탄은, 우리가 원하지 않으면, 우리 영혼에 악한 생각을 침투시켜 심어놓을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지 않는데도 사탄이 우리를 무찌르고 이겨서 죄가 되는 생각을 우리에게 오염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갖지 맙시다.

 

- 우리의 감각을 조심합시다. 우리의 눈이 음란하고 외설적인 이미지에 가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귀가 부도덕적이거나 자극적인 묘사나 노래 등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 손이 우리의 육체적 감각을 자극하는 신체 부위나 물건을 만지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혀가 인간의 생각을 흐리게 하고 우리의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하는 마약류의 물질을 맛보지 않도록 합시다. 악마는 이 모든 감각들을 이용하고, 이 열린 “창문”을 통해 우리 영혼에 사악한 생각을 던지고 가기 때문입니다.

 

- 악마가 심는 나쁜 생각들을 우리가 경멸한다면, 악마는 스스로가 도망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악마는 교만하고, 우리에게 관심받기를 원하고, 우리가 시간을 함께 보내기를 원하기 때문이고, 사람들로부터 멸시받는 것은 견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마음으로 하는 기도, 독백으로 읊는 기도, 예수 기도 “주 예수 그리스도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는 우리가 우리 내면 속에 완고하게 자리 잡아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생각들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요한 클리막스 성인은 다음과 같이 강조하십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를 함으로써 우리는 적들에게, 원수들에게 채찍질을 가하게 됩니다. 지상과 천상에서 이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없습니다.”

 

- 포르피리오스 성인은 다음과 같이 조언했습니다. “평화, 기쁨,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합시다. 죄악된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지 맙시다. 우리의 얼굴을, 우리의 모든 존재를, 끊임없이 그리스도께로 향하게 하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얼굴을 돌려주시기를 간청하고, 그분의 자비를 간청합시다. 그렇게 하면 천천히, 조금씩,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룩해지게 될 것이고, 우리 안의 옛사람은 우리를 괴롭히는 욕망과 생각과 함께 떠나게 될 것이고, 우리는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에페소 4,24) 새 사람으로 갈아입을 것입니다.” 

 

- 우리를 죄악된 생각으로부터 보호하는 또 다른 방법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죄 사함을 받고 우리 영혼과 몸이 거룩한 성화에 도달하도록 영적으로 인도해주시는, 우리 영적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하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