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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여러분은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여러분은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사도 바울로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새 사람이 되십시오. 이리하여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간하도록 하십시오.."(로마 12,2)

다시 말하면 하느님의 뜻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지만 세속적인 삶을 살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따라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주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야 하며 하느님의 뜻을 알아야 합니까? 그것은 바로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삼아 기쁨과 행복 속에서 살아가게끔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우리를 죄에서 구원해 주시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뜻과 나의 뜻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습니까?

먼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사도 바울께서는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여러분은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사람이 되십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때로 자신의 의지가 주님의 뜻과 부합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곤 주님께 기도하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축복을 내려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두 번째로 하느님의 뜻을 지식을 통하여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받아들이고 실천으로 따르는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부모님의 소리를 들었을 때 안전함을 느끼고 부모님 품 안에서 기쁨과 안식을 얻듯이 우리도 주님의 말씀 속에서 참 기쁨과 행복 그리고 안식처를 느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기도문에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하고 외치는 것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자신의 기쁨이 되어야 합니다.

음악인은 자신이 선택한 음악을 통해서 희열을 느끼며 미술가도 자신이 그림을 그릴 때 참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자신만이 갖는 참기쁨과 행복을 느껴야 합니다. 물론 주님의 뜻을 자신의 뜻으로 하기까지는 엄청난 시련과 갈등과 고통을 수반합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길을 걸을 때도 우리는 기쁨 속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께서도 “아버지, 이것이 제가 마시지 않고는 채워질 수 없는 잔이라면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라고 당신의 고통스러운 수난을 피하지 않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기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의 종답게 진심으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물론 때로는 우리가 주님의 뜻을 제대로 알 수가 없어 자신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긴 채 일을 추진하곤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조차도 주님과 함께 지내면서도 주님의 뜻을 몰라 엉뚱한 요청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너희가 나에게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하고 반문하셨습니다.

우리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생업에 종사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도 우리가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시며 축복을 해 주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인생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면을 무시한 채 생업에만 치우치고 사회생활에 속박되어버린다면 주님께 나아갈 수 없으며 주님의 뜻에 부합되게 살 수가 없습니다. 또한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퇴폐와 향락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현 사회 속에서 빛의 역할을 해서 밝은 사회를 만들어 나아가야 하는 우리가 오히려 사회의 흐름에 이끌려 어둠의 길을 걸어간다면 진정 우리가 갈 곳은 어디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내가 밭을 샀으니 겨릿소를 샀으니 장가를 들었으니" 하면서 세속적 핑계를 대가며 주님의 뜻을 저버릴 것이 아니라 진실되게 주님의 뜻이 나의 생에 절대적인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주님께 다가서야 하겠습니다. 사회적인 일이나 약속에는 모든 시간을 할애하면서 교회 모임이나 활동에는 시간이 없다고 하는 생각은 결코 자신을 합리화시킬 수 없으며 요한 크리소스톰 성인에 의하면 '본질적인 것을 부정한 큰 범죄'가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면서 베드로전서에 있는 말씀을 깊이 깨닫고 새로운 마음으로 정교인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과거에 이방인들이 즐겨하던 일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곧 방탕에 빠지고 욕정에 흐르고 술에 취하고 진탕 먹고 마시며 떠들어 대고 가중한 우상 숭배를 일삼아 왔으니 그만하면 족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