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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성 에브도끼아 수녀순교자

Ἡ Ἁγία Εὐδοκία ἡ Μάρτυς

 

성 에브도끼아 수녀순교자(3월 1일)


방탕한 여인

사마리아인으로 태어난 성녀는 트라야노스 황제(96-116)의 통치 때 레바논 페니키아의 헬리오폴리스에서 살았다. 하느님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성녀는 방탕한 삶에 빠졌으며, 드물게 아름다운 자신의 몸으로 매춘(賣春)을 하며 살았고, 그 덕에 많은 재산을 모았다.

그런데 어느 날 예르마노스라는 한 수도자가 그 도시에 와서 성녀의 집 옆에 묵게 되었다. 저녁이 되자 수도자는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하고, 이어서 마지막 심판에 관한 성서 말씀(마태오 24,3-25,46 참조)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 두려운 내용의 말씀을 듣던 성녀의 마음이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오랜 세월 동안 죄에 빠져 무감각해져 버린 성녀의 양심이 다시 깨어났으며, 주체할 수 없는 슬픔으로 성녀는 밤새도록 흐느껴 울었다.

 

하느님의 정의(正義)

아침이 되어 서둘러 수도자를 찾아간 성녀는 그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어떻게 해야 자신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는지 그 길을 가르쳐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적당히 가르친 뒤, 수도자는 성녀의 결심이 확고한 것인지를 알기 위해 한 주간 동안 집으로 돌아가 기도하며 지내도록 권하였다. 성녀는 자신의 지난 과거의 삶을 되돌아보며 많은 눈물을 흘리고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였다.

그러던 성녀에게 갑자기 미카엘 천사가 나타나 성녀를 하늘나라로 데리고 올라갔으며, 그곳에는 택함을 받은 이들이 나와 성녀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문밖에서는 악마가 나타나 이토록 타락한 여인의 회개를 그리도 빨리 받아들이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부정의(不正義 injustice)가 아닌가 하고 하느님께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회개의 능력

그때 하늘 높은 곳에서 한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와 말하기를, ‘회개하는 이들을 애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하느님의 선한 뜻'(곧, 에브도끼아[evdokia])이라고 하였다.

주님의 자비에 대한 신뢰로 기쁨에 넘친 성녀께서는 그 도시의 테오도토스 주교에게서 세례를 받았다. 그리곤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도록 맡기고는 영적인 아버지(예르마노스 수도자)의 조언을 따라 수녀원으로 들어갔다.

이후 수도생활에 전념한 성녀께서는 불같은 열정으로 높은 신앙의 경지에 다다랐으며 나중에 그곳의 수녀원장이 되었다. 하드리안 황제(117-138) 시대에 붙잡혀 심한 고문을 당하고서도 많은 기적을 행한 성녀께서는 끝내 목이 잘려 순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