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가치
루가 16,19~31에는 세 사람이 등장하는 데 그 사람들은 부자와 라자로 그리고 선조 아브라함이다. 이들 중 지옥에 가 있는 부자와 선조 아브라함의 대화는 대단히 비극적이다. 무정했던 부자는 라자로를 그의 형제들에게 보내어 죽은 다음의 영원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해 주도록 아브라함에게 요청하였다.
이때 아브라함은 이렇게 대답했다. “네 형제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으면 될 것이다.” 그러나 부자는 그 말을 듣지 않고 “그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찾아가야만 회개할 것입니다”하고 애원했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대화로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없다면 아무리 큰 기적을 일으킨다 하더라도 믿음과 회개로 인도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적의 장면이 지나가면 기적과 같은 감동적인 일이 있더라도 일단 지나가면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자로를 다시 이 세상에 보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모세와 예언자들이 말한 것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것이 하느님의 법이 적혀 있는 성서인 것이다.
아브라함의 그 엄중한 경고성의 대답은 성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누구든지 유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이 성서를 믿고 그대로 행하면 구원의 길을 찾게 된다. 그래서 성 요한 크리소스톰은 “하느님의 말씀이 적힌 책을 읽지 않고는 구원받을 수 없다”라고 하셨다.
죄의 생활에 지친 아브구스티노스(어거스틴)는 성서를 펼치고 이렇게 읽어 내려갔다. “밤이 거의 새어 날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으십시다. 진탕 먹고 마시고 취하거나 음행과 방종에 빠지거나 분쟁과 시기를 일삼거나 하지 말고 언제나 대낮으로 생각하고 단정하게 살아갑시다.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온몸을 무장하십시오. 그리고 육체의 정욕을 만족시키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마십시오”(로마 13,12~14)
이 말씀이 그의 영혼을 안에서부터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죄의 세계가 파괴되고 하나의 새 사람이 그의 안에서 태어났다. 방탕한 생활에 젖었던 사람이 위대한 영적 투사들의 대열에 합류하였다. 이렇게 성서는 영적인 재탄생과 갱생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성서는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에게 놀라운 영향을 미쳤다. 어느 날 링컨 대통령은 성서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갈라디 아 3,28)
이것을 읽은 대통령의 가슴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정의감이 불타 올랐고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 이대한 결심을 내리고 1863년 사백 만이나 되는 흑인 노예를 해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