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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오늘의 축일

[3월 30일] 성 요한(끌리막스) 시나이의 수도자

Ὁ Ὅσιος Ἰωάννης τῆς Κλίμακος

 

성 요한(끌리막스) 시나이의 수도자(3월 30일)


수도자가 되기까지

성인은 6세기 후반에 출생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 나이에 벌써 세상과 절연(絶緣)한 성인은 충실한 지적 훈련을 받은 다음 열여섯 살 때,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가득 안고 시나이산으로 갔다. 모든 자기만족과 자기 신뢰를 저버린 채 겸손한 마음으로 영적 스승인 원로 마르티리오스에게 자신을 내어 맡긴 성인은 한 걸음 한 걸음씩 영적인 계단(klimax 끌리막스)을 걸어 올라갔다. 그러면서 성인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 곧 자기 자신의 의지를 거부하고 영적인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그대로 실천하려는 생각만이 충만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순종에도 불구하고 마르티리오스 스승은 성인을 4년 동안 수도예비자로 머물게 했고, 성인의 나이 스무 살이 되어서야 정식 수도자로 받아들였다. 

 

영적인 성숙함과 분별력

젊은 나이임에도 성인은 원로와 같은 성숙함과 대단한 분별력을 보여주었다. 한 번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저잣거리에 나서게 되었는데 적게 먹음으로써 폭식(暴食)을 피하였고, 이렇게 하여 모은 돈으로 몇 가지 물건을 구입했다. 이는 수도생활의 초심자가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 중에서) 자신에게 덜 해로운 것을 택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이처럼 성인은 십구 년 동안 완전한 자유로움 속에서 영적인 아버지의 기도에 힘입어 무정욕(無情慾)의 항구에 다다르기 위한 ‘안전한 항해’를 계속할 수 있었다.

 

정교회 영성의 보고(寶庫)

스승 마르티리오스가 안식하자 성인은 자신에게 헤시카스트(hesychast: 끊임없는 내적 기도로 신적인 빛을 보게 된다고 주장한 영성가들. 10세기의 성 시메온, 14세기의 그레고리 팔라마스 성인 등이 대표적 인물)의 길을 가르쳐준 한 거룩한 원로의 조언을 받아들여 수도원에서 8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거처를 정하고, 그곳에서 40년 동안 머물며 기도와 철야예배를 하면서 생활하였다. 성인은 오랫동안 자신의 영적인 덕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하느님께서 이제 그 빛을 남들에게 전할 때가 되었다고 알려주시자 모세라는 이름의 젊은 수도자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이후 성인의 영적인 감화와 명성은 시나이 반도에 별처럼 빛났고 모든 수도자들은 경외심을 갖고 성인을 바라보았다. 시나이 수도원(오늘날의 성 까떼리나 수도원)의 수도원장으로서 겸손과 사랑의 본을 보여주었던 성인은 7세기 중엽에 평화로이 안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