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의 부활절이 천주교, 개신교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잘 알다시피, 사도시대는 로마 제국이 지배하던 시기였다.
당시 제국을 지배하고 있던 율리아노스 황제는 기존의 달력을 수정 보완하면서 기원전 44년 새로운 달력을 만들었다. 이 달력이 우리가 알고 있는 율리아노스력이다.
초대 기독교인들은 수세기에 걸쳐 율리아노스력을 사용하였으며, 325년 제1차 니케아 세계 공의회에서 부활절의 날짜를 춘분이 지난 후에 첫 보름달 다음 주일로 정하였다. 또한 만약 부활절이 유대교의 과월절과 일치하면 유대교의 과월절보다 일주일 늦게 지내도록 하였다.
정교회는 오늘날까지 공의회의 이 두 결정을 지켜오고 있다.
그 후 로마 교황 그레고리오스는 율리우스력을 수정 보완하면서 1582년 그레고리안력을 만들었다. 그레고리안력은 춘분을 13일 앞당겨 놓아서 율리아노스력과 약 13일의 차이가 있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공의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그레고리안력으로 정한 부활절을 지내기 때문에 정교회의 부활절 날짜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활절이 서로 다른 이유를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그레고리안력의 춘분은 3월 20일~22일이며, 율리아노스력은 3월 21일이 춘분이다.
율리아노스력의 춘분인 3월 21일을 오늘날 달력으로는 그레고리안력의 춘분에서 13일이 늦은 4월 3일이다. 바로 4월 3일을 기준으로 하여 부활절의 날짜를 계산하는데 춘분이 지난 후 첫 보름달 다음 주일이 4월 3일 이후이면 정교회와 서방 교회가 같은 날에 부활절을 지낸다. 그 예로, 2001년 춘분이 지난 후 첫 보름날이 4월 8일이었다. 그래서 4월 15일 부활절 날짜가 일치한 것이다.
2) 그러나 부활절이 춘분이 지난 후 첫 보름달이 4월 3일 이후이지만 정교회와 서방교회가 같은 날에 부활절이 아닌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부활절이 유대교의 과월절과 일치하는 주일이기 때문이다.
서방 교회는 유대교의 과월절인 주일과 상관없이 그대로 지내며, 정교회는 공의회의 결정에 따라 일주일 후에 부활절을 지낸다.
3) 춘분이 지난 후 첫 보름달이 3월 21일~4월 2일 사이라면 그레고리안력은 변동사항이 없으나 율리아노스력은 4월 3일 이후의 보름달이 지난 주일을 부활절로 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4월 3일 이후의 보름달이 지난 주일이 율리아노스력의 춘분인 3월 21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럴 경우에는 정교회와 서방교회의 부활절은 한 달 이상의 차이를 두게 된다.
정교회와 서방 교회는 21세기에 31번을 같은 날에 부활절을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