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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사람은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우리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입니다.”(2고린토 6,16)라고 성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인들에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오해 없이 잘 이해되도록, 사도는 그들에게 쓴 이전 편지에서 이미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이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성령이 계시는 성전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1고린토 6,19)

 

이를 통해 사도 바울로는, 몸뿐만 아니라 영혼으로도 이루어져 있는 사람, 즉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성전이며 성령이 거처하시는 곳임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정말이지, 이것은 중요한 진리입니다. 건축가는 성당을 지을 때 가능한 한 가장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신자들은 성당을 꾸밀 때 가능한 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장식합니다. 이처럼 창조주 하느님께서도 사람을 창조하실 때, 가장 아름답고 특별하고 귀하게 창조하셨습니다. 사람은 피조물 중에서 가장 탁월하고 아름답고 뛰어난 작품입니다.

 

무엇부터 먼저 감탄해야 할까요? 우리의 신체와 각 부분들이 얼마나 놀랍게 기능하는지에 대해 먼저 감탄할까요? 아니면 다른 것에 대해 먼저 감탄할까요? 수세기 동안 인간의 몸에 대해 연구해온 학자들은 때때로 인간에 대해 또 인간의 신체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곤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약의 시편기자는 하느님의 성전인 사람에 대해 이미 수세기 전에 하느님께 다음과 같이 외쳤습니다. “사람을 천사들 다음가는 자리에 앉히셨습니다.”(시편 8,5 참조)

 

그러나 인간의 놀라움은 신체적 능력과 그 훌륭하고 놀라운 기능에만 지치지 않습니다. 인간은 또한 ‘지성과 주체성’이라는 영적 선물을 부여받았습니다. 즉, ‘이성’과 ‘자유’를 사용함으로써 다른 생명체와 근본적으로 차별화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의 “형상과 모양대로”(창세기 1,26) 창조하심으로써 그에게 신화의 가능성을 주십니다. 즉, 인간은 하느님의 ‘창조되지 않은 활동(에네르기아)’에 참여함으로써, ‘은총에 의해’ 신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철이 불 속에서 타고 빛나듯이 하느님의 은총에 참여하는 사람은 거룩함을 발산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성전인 사람은 거룩한 성전이 됩니다.

 

여기서 잊지 말고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람이 정욕에 굴복하면 하느님의 성전에서 우상의 성전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도 바울로는 “부정한 것은 손대지 마십시오.”(2고린토 6,17 참조)라고 강조합니다. 우리의 영혼을 더럽힐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만지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혹시 이런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반복해서 주어지는 세례, 즉 회개가 있습니다. 회개를 통해 우리는 영적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것이 우리가 계속해서 하느님의 성전으로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