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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이 말씀은 주님께서 고난을 당하시기 직전에 남기신 말씀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유언이 자녀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듯, 우리 주님께서 사랑의 제단에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러 가기 전 남기신 이 말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천, 수만 배의 더 큰 무게를 지닙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주님은 당신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 주님이 주신 계명임을 강조하십니다.

 

포도나무의 비유에서도 주님은 당신의 계명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요한 15,10) 그러나 12절에 나오는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은 주님께서 주신 모든 계명 중 가장 으뜸이며, 다른 모든 계명을 포괄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계명은 포도나무 가지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듯이 우리 또한 사랑으로 밀착되어 본질적이고 지속적인 결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새로운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이라는 단서를 덧붙이셨습니다. 우리가 서로 적당히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주님께서 친히 모범을 보이신 그 깊은 사랑의 경지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토스 성산의 성 실루아노스는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라고 말하며 복음의 정신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온 탕아를 꾸짖지 않고 오히려 새 옷과 반지, 신발을 내어주며 살진 송아지를 잡아 기뻐했던 것처럼, 주님께서도 아무런 꾸지람 없이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십니다.

 

형제 여러분, 구세주이신 주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함께 묵상해 봅시다. 요한복음 15장 13절은 그 사랑의 크기를 놀랍도록 잘 설명합니다.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당신의 목숨을 바칠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이 희생 정신이야말로 참된 사랑의 '시금석'입니다. 희생은 일상생활의 사소한 배려에서부터 타인을 위해 나 자신을 부정하는 일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생명을 바치신 그 희생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사랑을 가늠해 보는 척도가 됩니다. 주님께서 누구를 위해 그런 희생을 치르셨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스도께서는 친구가 아니라, 오히려 죄인이자 적이었던 우리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은 주님의 사랑이 차디찬 우리의 마음을 녹여, 우리도 형제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까지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형제들을 위해서 우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요한 1서 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