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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그리스도께서는 언제 우리의 뜻을 행하시는가?

 

그리스도께서는 언제 우리의 뜻을 행하시는가?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마태오 복음사가가 복음서 15장에서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는, 그리스도와 가나안 여인의 만남에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여인의 믿음에 대해 상을 주시는 것을 봅니다. 구체적으로, 예수님은 마귀 들린 딸을 고쳐 달라는 여인의 요청에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태오 15,28)라고 답하십니다.

 

가나안 여인이 주님과 제자들과 또 그곳에 있었을 다른 유대인들 앞에서 그토록 굴욕을 당했을 때, 예수님은 마음을 열어 가나안 여인을 향한 진심을 보여주시며 그녀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그렇게 감탄에 가득 차서 이렇게 외치십니다.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크도다!” 이는 마치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강하고 살아있는 믿음이 있으면 그대가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대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대는 정말로 전투에서 이겼고 큰 승리를 거두었다. 그대의 믿음은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하니, 그대의 뜻대로 되기를 바란다.’

 

주님의 기도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께 이렇게 말씀드리라고 가르치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의 뜻이 아니고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분의 뜻이 옳고, 의롭고, 거룩하며,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나안 여인의 경우에는 그녀의 인간적인 뜻이 이루어지라고 말씀하십니다. “네 소원대로 이루어지리라.”

 

하느님은 우리의 뜻이 거룩할 때, 우리가 강한 믿음으로 그것을 구할 때, 우리의 뜻을 이루어주십니다. 기적의 능력이 숨어있었던 이 말씀(‘네 소원대로 이루어지리라’)은 “빛이 생겨라!”(창세기 1,3)라고 하시자 빛이 생겨났던, 창조주의 음성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습니다.” 즉, 딸의 몸에서 마귀가 즉시 나갔고, 딸은 온전히 치료되어 건강하고 지혜롭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믿음, 겸손, 인내가 그리스도로부터 보상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여인의 믿음과 백인대장의 믿음(마태오 8,5-13)을 보시고 그 믿음을 널리 알리셨습니다. 가나안 여인과 백인대장 모두 이방인이었고 그리스도를 따르던 자들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백인대장을 칭찬하시며 “어떤 이스라엘 사람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하신 것은 냉담해진 유대인들을 일깨우시기 위해서였습니다. 또, 가나안 여인을 치켜세운 것은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이러한 목적을 위해 낯선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곤 하셨던 것입니다. 그곳에서 가르치고자 하시는 것은 이렇게 분명했습니다.

 

우리도 하느님께서 우리의 뜻을 이루어주시기를 원한다면, 첫째, 우리가 구하는 모든 것을 믿음과 겸손으로 구하도록 노력합시다. 둘째, 우리가 하느님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선하고 거룩한 것이 되도록 합시다. 즉, 우리의 유익함, 우리의 구원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도 매번 “네 소원대로 이루어지리라.”라는 말씀을 듣게 될 것입니다.